국내 4대연금 중 공무원연금기금과 사립학교교직원(사학)연금기금의 자산운용 결과가 '탁월'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군인연금기금은 '우수', 국민연금기금은 '양호' 평가를 받았다.
기획재정부가 26일 발표한 '2020년 기금평가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공무원연금과 사학연금은 각각 8.36%, 11.15%의 운용수익률을 달성해 가장 높은 '탁월' 평가를 받았다. 주식과 대체 투자를 활용한 것이 높은 투자 수익률의 배경이라고 기재부는 설명했다.
기재부는 민간전문가 35명으로 구성된 기금운용평가단을 구성해 매년 1~5월 평가를 진행한다. 67개 기금 중 21개는 매년, 24개는 격년으로 평가를 받는다. 기금과 기금이 추진 중인 사업의 존치 여부와 자산운용 결과가 평가 대상이다.
사업성 기금 중에선 방송통신발전기금과 중소벤처기업창업진흥기금이 '탁월' 등급이었다. 현금성자산 보유를 최소화하고 가용자금을 적극적으로 운용한 결과다. 다만, 방송통신발전기금은 수입원이 겹치는 정보통신진흥기금과의 통합이 권고됐다.
군인연금은 고용보험기금, 산업재해보상보험및예방기금 등 10개 기금과 함께 '우수'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보통' 등급으로 추락했던 국민연금기금은 '양호' 등급으로 한단계 올랐다. 11.34%의 수익률을 기록해 73조4000억원의 수익을 올린 것이 높게 평가받았다.
4대연금 중 가장 낮은 평가지만 단순 비교는 어렵다는 게 기재부의 설명이다. 국민연금은 다른 기금에 비해 투자 규모가 현저히 크기 때문에 별도의 기준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의 성과는 다른 기금과 비교되지 않고 글로벌 5대 연기금인 일본 GPIF, 캐나다 CPPIB, 노르웨이 GPFG, 미국 CalPERS, 네덜란드 ABP의 성과와 비교된다는 설명이다.
기금운용평가단은 "국민연금은 해외 투자 등 투자 다변화 노력으로 인해 계량 및 비계량 평가 전반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됐다"면서도 "저출산·저성장·저금리 기조를 감안하여 장기적인 투자 시계를 반영한 기금의 재정안정화 방안과 자산운용 목표를 수립하도록 권고했다"고 설명했다.
군인복지기금과 석면피해구제기금 등 5개 기금은 '보통' 평가를 받았다. 농어가목돈마련저축장려기금은 지난해 폐지 권고를 받은 데 이어 올해 '아주 미흡' 평가를 받았다. 사업의 내용이 농어민의 목돈 마련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기금의 세부 사업 중에선 14개 기금의 사업이 폐지 또는 조정 권고를 받았다. 특히 앞서 해외 영화사들의 국내 로케이션을 지원해 논란이 됐던 관광진흥개발기금의 해당 사업은 직접 지원에서 간접 지원토록 권고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