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체가 작아 운전이 쉬운 경차는 초보 운전자들에게 끊임없는 사랑을 받아온 차급이다. 경차 시장에 새롭게 등장한 모닝 어반은 첫차 구매를 고민하는 초보 운전자들이 우선 고려하는 모델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경차 시장은 최근 몇 년 동안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급부상하면서 소비자들에게 외면을 받아왔다. 2011년부터 한동안 연간 약 18만대씩 판매됐지만, 지난해에는 11만대 규모까지 쪼그라들었다. 비슷한 가격에 보다 넓은 공간을 제공하는 소형 SUV가 대안으로 등장했고, 소득 수준이 높아지며 경차에 주어지는 경제적 혜택이 큰 매력을 잃었다.
국산 경차 라인업은 모닝과 레이, 스파크 3종에 불과하다. 모닝은 2017년 출시된 3세대 모델이 현역 자리를 이어왔고 레이는 2011년 등장한 1세대가 2017년 부분변경 모델로 수명을 연장했다. 가장 최근에 출시된 한국GM의 쉐보레 더 뉴 스파크도 2018년 출시된 모델이다. 신모델 기근과 기존 모델의 노후화는 소비자들이 경차에 흥미를 잃게 만든 요인이다.
이런 와중에 기아차가 3세대 모닝의 부분변경 모델 '모닝 어반'을 출시했다. 전조등과 전면 그릴·범퍼 등의 디자인을 바꾸면서 첨단 운전자보조 시스템(ADAS)도 탑재해 실제로 초보 운전자들이 운전하기 더 쉽고 안전해진 것이 특징이다. 소형차와 가격 충돌은 여전하지만, 안전·편의사양에서 경쟁력도 한층 높아졌다.
모닝 어반은 더욱 젊고 감각적인 스타일로 운전자의 개성을 드러내는 외관을 갖췄다. 프로젝션 헤드램프를 8개의 LED 주간주행등(DRL)이 둘러싼 디자인의 전조등을 탑재했고 안개등은 각진 크롬 테두리 장식으로 마감했다. 범퍼는 수평형 디자인으로 보다 넓어졌고 범퍼 하단에는 크롬 듀얼 머플러 장식이 붙었다. 추가적인 디자인 요소로 내외장에 개성을 더하는 '엣지-UP' 옵션도 운영한다.
크기와 동력성능 등의 제원은 이전 모델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이미 덩치와 배기량을 경차 규정 한계에 닿도록 키웠기 때문이다. 모닝 어반의 전장·전폭·전고는 종전과 같은 3595·1595·1485mm이며 축간거리는 2400mm다. 최고출력은 76마력, 최대 토크는 9.7kgf.m으로 역시 이전 모델과 동일하다. 다만 이전 카파 1.0 에코 프라임 엔진에서 스마트스트림 G 1.0 엔진으로 바꾸면서 연비는 15.4km/L에서 15.7km/L로(14인치 휠 기준) 미세하게 향상됐다.
모닝 어반에서 주목할 부분은 초보 운전자의 키다리 아저씨가 되어주는 첨단 운전자보조 시스템(ADAS)이다. 기아차는 모닝 어반에 △전방 충돌방지 보조(FCA)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BCA) △후방 교차 충돌방지 보조(RCCA) △차로 유지 보조(LFA)△차로 이탈방지 보조(LKA) 등 첨단 사양을 제공한다.
주행 중 전방 차량이 갑자기 멈추거나 주차 중 후방에 지나가는 차량이 있는 경우 초보 운전자는 당황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할 우려가 있지만, 모닝 어반은 스스로 차를 멈춰 사고를 막아준다. 안전거리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무리한 차로변경을 시도하는 경우에도 시스템이 개입해 안전한 주행을 하게 해준다. 차로 유지 보조는 차선과 도로 경계를 인식해 차로 중앙을 유지하며 주행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전보다 커진 8인치 내비게이션과 자동 무선 업데이트, 스마트폰 원격 차량제어, 카카오 음성인식, 차와 집을 이어주는 홈 커넥트 등 다양한 첨단 사양도 선택 가능하다. 국내 운전자들이 선호하는 통풍 시트도 중간 트림 이상부터 기본 적용된다.
모닝 어반 시그니처 트림에 드라이브와이즈2, 멀티미디어패키지 옵션을 추가하면 다양한 첨단 안전·편의사양을 이용할 수 있다. 이 경우 차량 가격은 1640만원, 디자인에 특화된 최상위 트림 시그니처 엣지 트림에 풀옵션을 적용해도 가격은 1795만원에 그친다. 상급 차량을 고를 수 있는 가격이긴 하지만, 해당 가격에서 선택 가능한 상급 차량은 아무런 옵션이 없는 '깡통'이다.
모닝과 공간 차이가 크지 않은 기아차 소형 SUV 스토닉의 경우 가격이 1693만원부터이며 준중형 세단 K3 가격대는 1799만원에서 시작한다. 보다 넓은 공간을 기대할 수 있지만, 안전을 더해주는 ADAS나 내비게이션 등 모든 안전·편의사양을 누릴 수 없다. 모닝 어반이라면 깜짝 놀라는 정도에서 끝날 실수가 상급 '깡통' 차량에서는 사고로 이어지는 셈이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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