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분쟁 늘어…국제중재 역할 더 커질 것"

입력 2020-05-24 18:06
수정 2020-05-25 00:54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국제거래 질서에 일대 혼란이 초래돼 국제분쟁이 급격히 늘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시아 국제중재의 허브를 꿈꾸는 한국으로서는 향후 몇 년이 큰 도전이자 기회의 시기가 될 겁니다.”

지난달 국제중재실무회 신임 회장으로 선임된 법무법인 광장의 임성우 변호사(사법연수원 18기·사진)는 24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2005년 설립된 국제중재실무회는 국제중재 관련 각종 연구용역과 교육을 맡고 있다. 서울국제중재센터 개설, 중재법 개정 등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국제중재인으로 활동하는 교수들과 각 법무법인(로펌)의 국제중재팀 변호사, 대한상사중재원 관계자 등 100여 명이 소속돼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국제중재업계에도 많은 변화가 잇따를 전망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해외 출장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일부 사건은 화상 시스템을 통해 심리가 진행 중이다. 임 변호사는 “중재 심리를 해외에서 대면 심리로 진행할 경우 비용이 많이 들어 국제중재는 심리를 딱 한 번에 끝내는 관행이 있다”며 “비대면 심리가 정착되면 비용 문제에서 자유로워지는 만큼 여러 차례 심리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론 중재 초기부터 사건의 핵심 쟁점이 부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재인과 접촉 빈도가 적었던 종래에는 서면으로 공방을 벌이다가 대면 심리에 이르러서야 중재 판정부가 생각하는 핵심 쟁점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화상 심리를 통해 중재인과 소통이 많아지면 초기부터 중재인의 의중을 읽을 수 있다.

코로나19로 국제 상거래 분쟁이 많아지면서 국제중재 매물은 증가할 전망이다. 소송보다 간편하고 빠르다는 장점이 있는 국제중재 시장은 매년 크게 성장하고 있다. 국제중재실무회의 다양한 교육과 교류 프로그램 등을 통해 국내 국제중재 전문가들을 육성하고, 세계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도록 하겠다는 게 임 변호사의 포부다.

임 변호사는 국내 대표적인 1세대 국제중재 전문가다. 차세대 국제중재 전문가 발굴과 육성에도 관심이 많다. 그는 “이번 국제중재실무회 집행부에 젊은 변호사들을 참여시킬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