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기업 입사시험도 바꿨다…삼성·SK·롯데 '3사3색'

입력 2020-05-21 14:30
수정 2020-05-21 15:55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주요 기업들의 입사시험 방식도 바꾸고 있다. 삼성그룹은 지난 12일 올 상반기에는 삼성직무적성검사(GSAT)를 온라인으로 치르겠다고 발표했다. 온라인 시험은 삼성이 신입사원 공채를 시작한 1957년 이후 처음이다. 응시자가 대규모인 만큼 부정행위 단속은 또 다른 고민거리다.

SK그룹은 코딩테스트를 실시하는 SK C&C를 제외하고 나머지 기업 5개사가 오는 24일 SK종합적성검사(SKCT)을 실시한다. 고사장내 수험생 사이 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서울 시내 대학을 두 곳이나 빌렸다. 롯데그룹은 온·오프라인으로 병행해 롯데 인·적성검사(엘탭)를 실시키로 했다. 다른 기업들도 AI역량검사로 대체하거나, 면접때 약식 필기시험을 치르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 롯데, 6월20일 필기시험

삼성은 오는 30~31일 양일간 오전·오후 네차례에 나눠 GSAT를 실시한다. 삼성은 응시자들에게 응시 날짜와 시간을 공지할 예정이다. 응시자들이 시험 날짜를 선택할 수 없다는 뜻이다. 삼성은 시험 당일 부정행위 방지를 위한 촬영을 위해 응시생들에게 휴대폰 거치대, 개인정보보호용 필름 등이 담긴 키트를 발송했다. 오는 26일 예비소집을 통해 시스템을 점검할 예정이다. 삼성은 이와함께 부정행위 방지에 대한 대책도 내놨다. 신분증을 위·변조 한다든지, 대리시험, 시험문제 촬영·유출 등을 하다 적발되면 향후 5년간 응시기회를 박탈하기로 했다. 삼성의 부정행위 방지책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취업 커뮤니티에는 구직자들의 우려가 담긴 부정행위 사례가 계속 올라오고 있다.

SK그룹은 지난 19일 서류전형 합격자를 발표하면서 “다가오는 24일 서울에 있는 대학 두곳(세종대,서경대)에서 5개사가 SKCT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5개사는 올 상반기 공개채용에 나선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하이닉스, SK브로드밴드, SK매직 등이다. SK그룹의 ICT를 맡고 있는 SK C&C는 6월 6일 온라인으로 직무테스트(오전)와 SK인성검사(오후)를 실시한다. SK C&C의 채용분야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데이터 분석 엔지니어, 인프라 엔지니어 등 기술직군이기 때문이다. 코딩시험은 개발자 채용 프로그램 ‘프로그래머스’를 통해 진행한다. SK C&C 관계자는 “온라인 시험때 응시장소에 제3자의 모습이 보이면 부정행위로 간주할것”이라며 “가능하면 몇시간동안 방해를 받지 않는 장소를 택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은 인성검사인 조직적합도 검사는 6월1일부터 12일까지 두차례로 나눠 온라인 검사를 실시한다. 6월 첫째주(1~5일)는 롯데제과 등 18개 계열사 서류전형 합격자가 응시를 하고, 6월 둘째주(8~12일)에는 롯데호텔 등 15개 계열사 서류합격자가 응시하면 된다. 적성검사인 직무적합진단 검사는 6월20일 서울에서 실시할 예정이다. 롯데 관계자는 “오프라인 시험은 서울에서 실시한다"며 "구체적인 고사장 안내는 6월 둘째주에 안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랜드 "사흘동안 6회 시험"

올 상반기 채용을 진행중인 다른 기업들도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힘을 쓰는 모습이다. 이랜드는 아예 시험일정을 사흘간 6회에 걸쳐 실시키로 했다. 그 속 사정은 이렇다. 상반기 채용에 나선 이랜드ESI가 서류합격자 발표를 한 지난 19일 한 온라인 취업 커뮤니티에 난리가 났다. 한 취준생이 “삼성 온라인 GSAT 시험일이 30,31일인데 이랜드가 같은날이다. 겨우 서류전형 합격했는데 아쉽다”라며 억울함을 호소하자 다른 응시생들도 잇따라 댓글을 단 것이다. 취업준비생들의 아쉬움이 잇따르자 이랜드는 필기시험 일정을 5월30일부터 6월1일까지 사흘간 오전·오후 6차례에 나눠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시험 날짜와 응시 시간도 지원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필기시험은 이랜드 본사가 위치한 가산디지털단지에서 실시한다.

LS그룹의 에너지 기업인 E1은 온라인 AI역량검사로 필기시험을 대체했다. 대신, 오프라인 적성검사를 약식으로 실무면접때 추가해 실시키로 했다. E1은 실무 대면면접도 이달 25일부터 2주동안 진행하면서 가급적 응시생들의 접촉을 최소화 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오일뱅크도 필기시험을 오는 24일 AI역량검사로 전환했다. 응시 대상은 신입사원, 여름인턴, 산학장학생 지원자 등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인턴·산학장학생 선발자에게는 등록금 전액과 월100~20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최종 면접 합격자에게는 입사혜택도 준다.

앞서 포스코그룹은 지난 16일 서울에 있는 고등학교 두곳(용산고,오금고)을 빌려 인·적성검사(PAT)를 실시했다. 포스코는 올해부터 적성검사 과목에 인문사회계(사무지각)·이공계(공간지각)를 추가했다. 필기시험 합격자는 6월중 발표할 예정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면접방식을 어떤 방식으로 할지는 아직 미정"이라며 "코로나19 확산추이를 보면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