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리스 카메라의 ‘종가’ 올림푸스가 한국 진출 20년 만에 카메라 사업을 접는다. 국내 디지털카메라 시장이 급격히 줄어든 데 따른 결정이다.
올림푸스한국은 다음달 30일 국내 카메라 사업을 종료한다고 20일 발표했다. 서울 서초동 본사에 있는 직영점과 공식 온라인 쇼핑몰도 문을 닫는다.
올림푸스는 2000년 국내 시장에 진출했다. 2009년 최초로 일안반사식(DSLR) 카메라와 콤팩트카메라의 장점을 결합한 미러리스 제품을 선보였다. 2012년까지 소니와 나란히 국내 미러리스 시장을 주도했다.
하지만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하면서 입지가 점점 좁아졌다. 미러리스 카메라와 교환식 렌즈를 내세워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지만 시장 탈환은 쉽지 않았다. 여기에 지난 몇 년간 한국 카메라 시장이 급격히 축소되면서 난항이 이어졌다. 지난 2월 신제품을 내놓으며 의욕적으로 도전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악재까지 겹쳤다. 결국 올림푸스한국은 한국 진출 20년 만에 카메라 사업을 종료했다. 다만 일본과 해외에서는 카메라 사업을 유지한다.
올림푸스는 한국에서 의료내시경, 복강경, 수술 장비 등의 진단·치료 제품과 현미경, 산업 내시경 등 이미징·계측·측정 제품에 집중하기로 했다. 전체 매출의 80%가 나오는 분야다. 2015년 인천 송도에 건립한 의료트레이닝센터(KTEC)도 계속 운영한다.
오카다 나오키 올림푸스한국 대표는 “올림푸스한국은 글로벌 의료기업으로서 앞으로 한국 사회의 건강과 안전, 행복 증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