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정부의 법인세 세수가 작년보다 15조원 이상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지난해 기업들의 실적 악화와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20일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법인세수는 56조5000억원으로 지난해(72조2000억원)보다 15조7000억원(21.7%)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한경연 추정대로라면 2014년 이후 6년 만에 처음으로 법인세수가 감소하게 된다.
한경연은 3월 법인세 징수액을 활용해 연간 법인세수를 추정했다. 전년 실적을 기준으로 결정되는 3월 법인세 징수액은 연간 법인세수의 21~27%를 차지한다. 한경연은 올해 3월 법인세 징수액 13조4000억원에 납부유예 6000억원을 더한 14조원을 기준으로 연간 법인세액을 추산했다.
세수 결손 가능성도 제기됐다. 정부는 올해 예산을 편성하면서 법인세수를 64조4000억원으로 예상했다. 한경연이 전망한 올해 법인세수는 이런 정부 예상치보다 7조9000억원(12.3%) 적은 것이다. 정부는 올해 법인세 세수를 지난해보다 18.8% 낮춰 잡았지만 실제 걷히는 세금은 그보다 더 적을 것이라는 얘기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반도체 등 주요 산업의 부진으로 지난해 기업 실적이 악화하면서 올 상반기 법인세수 감소는 어느 정도 예상됐다. 여기에 코로나19까지 겹쳐 중간예납을 통해 올 하반기 걷힐 법인세 세수도 부진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한경연은 “코로나19가 수출, 소비 등에 미치는 영향에 따라 예측치보다 법인세수가 더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2010~2015년 한 자릿수였던 법인세 예산 오차율은 2016년부터 10% 내외로 커졌다. 한경연은 예산 오차율이 커지면 재정 집행에 차질이 생겨 경기 변동에 제대로 대처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세입예측 모델을 변동 상황에 따라 수정할 필요가 있다”며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기가 어디까지 진행될지 모르는 상황을 감안해 재정을 효율적으로 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