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사간 합병을 추진하고 있는 OCI 계열사 삼광글라스와 이테크건설 그리고 군장에너지가 새로운 합병안을 제출했다. 기존안보다 삼광글라스 기준시가를 10% 할증해 합병 비율을 삼광글라스 측에 유리하게 조정하는 내용이다. 삼광글라스는 합병 시 가치산정을 두고 소액주주들과 갈등을 빚어왔다.
삼광글라스와 이테크건설, 군장에너지 3사는 20일 이사회를 열고 새로운 합병안을 의결했다. 삼광글라스와 이테크건설 투자부문, 군장에너지 3개사의 합병비율은 1:3.88:2.54에서 1: 3.22: 2.14로 변경됐다. 이를 위해 기존 합병안과 비교해 합병법인의 발행주식수는 약 12.4% 감소했고, 합병비율 산정에 반영되는 삼광글라스의 합병가액은 2만6460원에서 2만9106원으로 10% 상향됐다. 국제유가 급락으로 실적 전망이 하락한 군장에너지는 합병가액이 일부 삭감됐다.
삼광글라스 관계자는 “자본시장법 등 관련 규정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 3사 모두가 받아들일 수 있는 새로운 합병안에 합의했다”며 “이번 합병안은 3사 모두의 기업가치 증대를 위한 최선의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삼광글라스 측이 내놓은 새로운 합병안은 그간 합병을 반대해온 소액주주들의 불만을 일부 반영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삼광글라스는 지난 3월 합병 추진 과정에서 주가를 기준으로 합병가액을 결정했는데, 코로나19발 급락장으로 인해 합병가가 지나치게 낮게 잡혔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삼광글라스 합병반대 소액주주연대와 행동주의를 표방하는 디앤에이치투자자문이 각각 공개적으로 합병안에 대해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지난 6일에는 DB금융투자 소속 유경하 연구원이 기존 합병안에 반대하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가 당일날 철회하기도 했다.
디앤에이치투자자문 관계자는 “이번 합병의 문제점은 상장사인 삼광글라스와 이테크건설의합병에 있어 기준시가와 본질가치라는 각기 다른 기준을 적용한다는 것”이라며 “합병가액을 2만9106원으로 올리더라도 이는 장부가인 5만6000원에 크게 미달한다”고 지적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