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골프장 캐디피가 지난 10년간 일반 물가보다 두 배 넘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는 19일 '레저백서 2020'에서 올해 국내 대중제 골프장의 팀당 캐디피가 평균 12만2900원이라고 밝혔다. 조사를 시작한 2011년 9만6400원에서 27.5% 오른 수치로, 같은 기간 소비자 물가 상승률 10.7%보다 2배 넘게 높다.
국내 대중제 골프장 캐디피는 70% 이상이 12만원이다. 조사 대상 219개 골프장 가운데 157곳이 12만원씩 받고 있다. 61곳은 13만원이다. 14만원 받는 골프장도 1곳 있다.
캐디피 인상은 영업이 잘되는 수도권 골프장이 주도했다. 수도권 대중제 골프장 70%가 캐디피를 13만원씩 받는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는 수도권 골프장 캐디피가 오르면 캐디 구하기가 쉽지 않은 지방 골프장도 인력 유출을 우려해 따라서 올리는 현상이 되풀이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캐디피 인상이 가격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질까 봐 우려하는 일부 지방 골프장은 아예 캐디를 없애는 혁신에 도전하는 까닭이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는 약 2만8256명으로 추산되는 전국 골프장 캐디의 연평균 수입은 3832만원으로 추산했다.
레저산업연구소는 현금으로 지불되는 캐디피에 현금영수증 발급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2~13만원의 현금이 오가는데 현금영수증을 발급하지 않는 것은 탈세의 원인이 된다는 지적이다. 서천범 레저산업연구소 소장은 "현금 영수증을 발급해 소득을 투명하게 하는 대신 4대 보험 등을 의무화 하면 캐디들의 안정적인 생활이 가능하다"며 "3000~5000만원의 고소득을 올리는만큼 양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