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윤미향 비례대표 당선인이 부친에게 위안부 피해자 쉼터 관리를 맡기며 7580만원을 지급한 것에 대해 '그 금액이 연봉도 아닌데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말했다.
송 의원은 1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윤 당선인의 각종 의혹과 관련 "부친에 7580만원을 지급했다 하길래 연봉인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지난 몇 년간 120만원. 최근에는 50만원씩 지급했다더라"라며 이같이 밝혔다.
송 의원은 "언론이 (자극적으로) 제목을 뽑아서 사람을 부정적으로 유도하는 게 마음이 아팠다"면서 "회계상의 문제 같은 것들은 투명하게 할 필요가 있는데 어려운 시기에 위안부 문제를 가지고 이렇게 싸워왔던 한 시민운동가의 삶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가 있어야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부적절한 면이 있다면 정리를 해야겠지만 모든 게 비례의 원칙이라는 게 있는 거 아니겠나"라며 "자기 아버지를 고용해서 월급을 300, 400만원 주고 연봉 7500만원을 줬다면 당연히 큰 문제겠지만 6년 동안 120만원, 그것도 컨테이너 박스에 살았다는데 '그 쉼터를 자기 집처럼 살면서 돈을 이렇게 받았다는 말이야?' 이렇게 딱 오해할 수 있게 했다"고 언론에 화살을 돌렸다.
그러면서 "제명을 시켜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이거 가지고 윤미향이라는 분이 30년 동안 해온 활동을 (부정해서는 안된다). 너무나 고마웠던 분들이 정의기억연대 분들이었다"면서 우회적으로 부정적 의사를 내비쳤다.
큰 돈이 아니기 때문에 부친을 관리인으로 고용한 것이 큰 문제가 없었다는 인식에 국민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네티즌들은 "쉼터 내집처럼 사용하고 80 노인이 월120만원 받았다는데 얼마 안되는 돈이니까 괜찮다는 논리는 뭔가", "분노하는 위안부 할머니와 국민에게 먼저 예의를 갖춰라", "공짜로 숙식하면서 돈 받는 게 왜 문제가 안되나", "돈의 액수가 크고작음을 문제삼는 것이 아닌데. 이런 일들을 너무 당연시하는거 보면 얼마나 주위에 유사한 일들이 많았을지 우려스럽다", "연봉이고 아니고를 떠나 정당하게 들어간 돈이 아니잖아?", "호화별장을 무상 사용하게 했으니 오히려 사용료를 받아야 한다", "윤미향은 기부금을 마음대로 유용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정의기억연대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부친에게 쉼터 관리비와 인건비 명목으로 총 7580만원을 지급했다. 윤 당선인의 부친은 2014년 1월부터 2018년 6월까지 관리비와 인건비 명목으로 월 120만원을, 2018년 7월부터 2020년 4월까지 관리비 명목으로 월 50만원을 받았다. 정의연은 지난 16일 “친인척을 관리인으로 지정한 점은 사려 깊지 못했다고 생각하며 사과한다”고 했다.
부친을 관리자로 지정해 월급을 준 것 외에도 위안부 할머니가 접근하기도 힘든 안성에 쉼터를 마련하며 시세보다 비싸게 구입해 거의 반값에 매각한 문제도 도마위에 올랐다.
황규환 통합당 부대변인은 18일 논평을 통해 "부동산을 매입할 때 시세보다 한참 모자란 가격으로 구하는 것보다, 시세보다 수배에 달하는 높은 가격으로 매입하기는 더 어렵다. 상식적인 구매자라면 당연히 포기하고 다른 부동산을 알아보기 때문이다"라면서 "그런데 하필 그 집을 소개한 사람은 대한민국에 300명만 존재하는 국회의원 당선자다. 그리고 그 집은 그해 해당 지역에서 팔린 집 13채 가운데 평당 가격이 가장 비싼 집이 되었다"고 지적했다.
황 부대변인은 "'계속 쉼터로 사용할 것이라 시세차익을 고려하지 않았고, 그래서 비싸다고 생각하지 않았다'는 윤 당선인의 말이 무색하게, 그 집은 3년 만에 팔렸다"면서 "하필 이용수 할머니가 정의기억연대에 대한 용기 있는 회견을 가진 다음 날이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남은 것은 3억 3천만 원의 손실이다"라면서 "좋은 일에 써달라고 기부한 기업의 뜻은 훼손되었고, 기부금을 받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매각사실조차 모른 채 손실을 떠안게 되었다"고 비판했다.
윤 당선인은 시민단체로부터 업무상배임, 기부금품법 위반, 보조금법 위반 및 사기죄 등 혐의로 고발당한 상태다.
미래통합당은 윤 당선인 관련 논란 관련해 국정조사 카드까지 만지작거리고 있다.
이낙연 민주당 이낙연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장은 "윤 당선인 논란과 관련해 사안을 엄중하게 보고 있으며, 당과 상의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박범계 의원 또한 "당에서 본인의 소명과 해명, 검찰수사만을 기다리기에는 어려운 상태로 갈 수도 있다"고 발언해 당내 일각에선 윤 당선인을 '더이상 감싸주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새어 나오고 있는 상황을 감지하게 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