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웹' 손정우 미국서 재판받을까…오늘 범죄인인도 심사

입력 2020-05-19 07:29
수정 2020-05-19 07:31


세계 최대의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 손정우(24)의 범죄인 인도 심사가 오늘 열리면서 미국에서 여죄를 받을 지에 관심이 쏠린다.

서울고법 형사20부(강영수 정문경 이재찬 부장판사)는 19일 오전 10시 손씨의 미국 송환을 결정하는 범죄인 인도심사 심문을 연다. 심문은 공개로 진행된다.

앞서 손씨는 2015년 7월부터 2018년 3월까지 특수한 브라우저를 사용해야 접속할 수 있는 다크웹(Dark Web)에서 세계 최대 아동 성 착취물 공유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를 운영했다.

이후 사이트 유료회원 4000여명으로부터 수억 원 상당의 암호화폐를 받고 아동음란물을 제공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손씨는 징역 1년 6개월을 확정받고 지난달 27일 복역을 마쳤지만, 미국 송환을 위한 인도구속영장이 발부돼 재수감됐다.

그는 2018년 8월 미국 연방대배심에서 아동 음란물 배포 등 6개 죄명·9개 혐의로 기소됐다. 미국 법무부는 그동안 손씨에 대해범죄인 인도 조약에 따른 강제 송환을 요구해왔다.

이날 열리는 손씨의 인도심사는 단심제라 불복 절차가 없다. 관련 절차에 따라 손씨의 인도 여부는 약 2개월 내 결정될 예정이다.

범죄인인도법에선 인도 불허 사유로 △절대적 인도거절 사유에 해당할 경우 △임의적 인도거절 사유에 해당할 경우 △정치적 사건일 경우 등 세 가지를 규정하고 있다.

손씨 사건과 관련해선 ‘임의적 인도거절 사유’를 근거로 그의 송환이 거부될 수 있을 지가 주목된다. 다만 최근 10년 동안 한국 법원이 임의적 인도거절 사유를 들어 해외 송환을 거절한 사례는 없다.

만약 재판부가 인도 허가 결정을 내리고 법무부 장관이 승인하면, 미국의 집행기관이 한 달 안에 국내에 들어와 손씨를 데려간다.

한편 손씨의 아버지는 지난 11일 서울중앙지검에 아들을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 등으로 고소했다. 아들이 범죄수익 은닉 혐의로 국내에서 처벌을 받게 되면 이중 처벌 금지 원칙에 따라 미국 송환을 막을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앞서 손씨의 아버지는 아들의 미국 송환이 가혹하다며 법원에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재판부로부터 임의적 인도거절을 받아내기 위한 것으로 보이지만, 그간의 선례를 미뤄볼 때 큰 변수는 아닐 것으로 예상된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