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바이오·배터리 등 新산업으로 보폭 넓힌다

입력 2020-05-18 16:26
수정 2020-05-18 16:28

삼성그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퀀텀 점프’의 계기로 삼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기존 사업을 고도화하는 데서 한발 나아가 미래차 배터리 등 새로운 산업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13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과의 회동을 계기로 현장 경영을 재개했다. 현대차와는 차세대 전기자동차 개발과 관련된 협력을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안정성과 효율을 높인 전고체 배터리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전망이다. 삼성종합기술원은 지난 3월 한 번 충전으로 800㎞를 움직일 수 있고 1000번 이상 재충전이 가능한 전고체 배터리 기술을 공개한 바 있다.

업계에선 삼성의 ‘포스트 코로나’ 전략의 핵심을 두 가지로 요약한다. 기존 사업에선 초격차를 위한 투자를 차질 없이 이어가고, 신사업 분야에서는 대형 인수합병(M&A)을 추진할 것이란 관측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6일 기자회견에서도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며 신사업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13일 삼성SDI 충남 천안사업장에서 정 수석부회장과 만난 것을 포함해 올 들어 총 일곱 번의 현장 경영에 나섰다. 기술 초격차를 독려하기 위한 행보가 잦았다. 지난 2월 20일 경기 화성사업장 반도체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라인을 방문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신규 투자는 반도체와 바이오 분야에서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우선 대당 2000억원 수준인 EUV 노광장비 도입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내년부터 EUV 장비를 활용한 초미세공정의 적용 범위를 D램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EUV 장비를 쓰면 D램의 성능과 수율(양품 비율)이 높아지고 제품 개발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바이오 분야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생산기지 증설 등이 점쳐진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