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8일 세계보건기구(WHO) 보건총회(WHA)에서 “자유의 정신에 기반한 연대와 협력이야말로 코로나와의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라며 세계적 공동대응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화상으로 열린 WHA에서 “세계에서 코로나 피해를 가장 먼저 입은 나라였던 한국은 도전과 위기의 순간, 개개인의 자유를 모두를 위한 자유로 확장하는 담대한 선택을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세계보건총회는 WHO의 최고 의결기관으로 우리나라 현직 대통령의 WHA 기조연설은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한국이 코로나에 아직 완전히 승리한 것은 아니다”고 전제하면서도 한국의 방역 경험을 공유했다. 이웃을 바이러스 전파자로 규정하고 차단하는 대신 자발적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 등 이웃의 안전을 지키는 방식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한 점을 부각했다.
문 대통령은 “높은 시민의식으로 모두를 위한 자유의 정신을 실천하며 방역의 주체가 돼준 국민 덕분에 ‘개방성, 투명성, 민주성’의 3대 원칙이 힘을 발휘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정보를 공유하고 함께 협력하는 힘은 바이러스가 갖지 못한 인류만의 힘”이라고 규정하며 WHO와 각국 대표단에 세 가지를 제안했다.
먼저 보건 취약국가에 대한 인도적 지원 확대와 방역 경험 공유를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은 올해 1억달러 규모의 인도적 지원을 계획하고 있으며 그동안 축적해온 경험과 데이터도 국제사회와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또 백신과 치료제 개발을 위한 협력을 당부하며 “개발된 백신과 치료제는 인류를 위한 공공재로 세계에 공평하게 보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등 일부 국가의 백신 선점 움직임에 반대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