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가 서울 구로에 있는 서비스센터 부지를 매각한다. 매각에 성공하면 쌍용차는 1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게 돼 ‘급한 불’은 끌 수 있게 된다.
쌍용차는 18일 구로동 서울서비스센터에서 부지 매각 및 이전 관련 직원 공청회를 열었다. 회사는 부지를 매각하고 서비스센터를 다른 곳으로 이전하는 방안과 매각한 뒤 재임대하는 방안(세일즈 앤드 리스백)을 모두 검토하고 있다.
쌍용차 서울서비스센터는 지하철 1호선 구로역과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붙어 있다. 맞은편에는 개관 예정인 NC백화점 구로점이 있다. 부지 면적은 1만8089㎡다. 공시지가는 694억원이지만, 향후 개발 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시가는 1100억원을 웃돌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구로역 인근 대지 평균 매매가는 3.3㎡당 2000만원 수준”이라며 “향후 개발 상황 등에 따라 가격은 더 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쌍용차는 최근 부산물류센터를 팔아 약 263억원을 확보했다. 앞으로도 지역별 서비스 및 물류센터 부지 등을 추가로 매각하겠다는 계획이다. 자산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은 운영자금 또는 신차 개발비용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내달 만기가 돌아오는 산업은행 대출(900억원)이 연장되지 않을 경우 이를 갚는 데 써야 할 수도 있다.
쌍용차의 최대 과제는 정부와 대주주(인도 마힌드라)로부터 지원을 받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쌍용차는 아직 팔 수 있는 자산이 남았고, 차량도 꾸준히 판매되고 있어 당장 회사 존립을 걱정해야 할 정도는 아니다”며 “다만 신규 투자가 없으면 차량 개발을 못해 시장에서 도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힌드라는 당초 쌍용차에 23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도 자동차 시장이 마비되자 이를 철회하고 400억원만 투자하기로 했다. 산은은 쌍용차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이유로 신규 자금 대출에 소극적이다.
자동차 판매량을 끌어올리는 것도 남은 과제다. 쌍용차는 하반기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4렉스턴의 부분변경 모델을 내놓고, 소형 SUV 티볼리의 롱보디 모델인 티볼리 에어를 재출시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전기차 모델 및 중형 SUV 신차가 나온다.
쌍용차는 유럽에 가솔린 1.2L 터보엔진을 장착한 티볼리를 선보이는 온라인 출시 행사를 열고 수출 시장 공략에 나섰다. 예병태 쌍용차 사장은 “코로나19로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위축되고 있지만 제품 구성 강화와 시장 상황에 맞춘 판매 전략을 통해 하반기 유럽 수출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도병욱/배정철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