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를 쓰고 경기하니까 이상한 표정이 카메라에 안 잡혀서 좋던데요. 하하.”(김효주·사진)
이번 대회는 캐디와 선수가 마스크를 쓴 채 경기를 하는 등 코로나19 사태가 가져온 진풍경으로 세계 골프팬의 이목을 끌어모았다. 코로나19 사태 속에 열린 세계 최초의 프로골프 대회라는 점에서 ‘마스크 착용 플레이 권장’ 등 대회가 가동한 ‘방역 시스템’도 덩달아 주목받았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가 여러 겹으로 설치한 ‘방역’은 전시를 방불케 했다. 투어는 기자들이 취재할 수 있는 홀도 1번홀, 10번홀 두 개 홀로 제한했다. 시상식에서도 사진을 찍을 때를 제외하고는 2m 간격으로 거리를 둬 눈길을 끌었다.
관계자는 물론 선수들도 문진표를 작성하고 체온을 쟀고 ‘워크 스루’ 방식 자외선 살균기를 거쳐 선수 라운지에 입장했다. 통상 원탁이나 사각테이블에서 가족이나 다른 선수들과 함께 식사하던 선수들은 중·고생 책상처럼 각각 1인 테이블에 앉아 식사를 했다. 선수 라운지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자외선 살균 소독기를 통과해 혹시 묻어 있을 균을 사전 제거했다. 선수 및 캐디의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코스 내 모든 깃대와 벙커 고무래 그리고 선수 전용 공간인 어반 레인지 내 선수식당 및 기록실과 미디어센터에는 항균동 수축튜브를 적용했다.
선수·캐디는 홀을 이동할 때 일정한 간격으로 떨어져 걸었다. 선수는 경기 전후마다 마스크를 착용했다. 경기 중 착용 의무는 없지만, 사흘간 마스크를 쓴 김효주 외에도 조정민(26·문영그룹)·조아연(20·볼빅) 등이 수시로 마스크를 쓰고 티샷을 했다.
벌써부터 일본 투어 등 해외 투어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 KLPGA는 “일본여자프로골프협회(JLPGA)가 이번 대회의 방역 매뉴얼 공유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6월 25~28일로 잡힌 어스 몬다민컵(총상금 2억4000만엔) 개최를 위한 참고 자료로 삼기 위해서라는 게 협회 측 설명이다.
양주=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