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 비용만 1억? 정의연 위안부 쉼터 미스터리

입력 2020-05-17 11:15
수정 2020-05-17 11:18

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기부금으로 사들인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위한 쉼터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힐링센터)과 관련한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정의연은 이 쉼터를 펜션처럼 사용하고,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당선자인 윤미향 전 정의연 대표 부친이 혼자 거주하며 관리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됐다.

정의연에 따르면 윤 전 대표의 부친에게 쉼터 관리비와 인건비 명목으로 지금까지 총 7580만원이 지급됐다. 윤 전 대표의 부친은 2014년 1월부터 2018년 6월까지 관리비와 인건비 명목으로 월 120만원을, 2018년 7월부터 2020년 4월까지 관리비 명목으로 월 50만원을 받았다.

정의연은 16일 설명자료를 배포해 이에 대해 사과했지만 쉼터와 관련된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우선 정의연은 당초 기부자인 현대중공업 측과 쉼터 조성지로 협의했던 서울 마포구 성산동이 아닌 경기도 안성에 시세보다 비싼 값을 주고 쉼터를 매입했다. 그러다 최근 쉼터를 매입가(7억5000만원)의 반값 수준에 매각했다.

이 쉼터엔 위안부 피해자들이 거주한 적이 없고, 윤 전 대표의 부친이 혼자 거주하며 관리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위안부 피해자들이 이용하기 쉬운 서울을 놔두고 굳이 안성에 시세보다 비싼 값을 주고 쉼터를 조성한 것은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다.

일각에선 신축 건물에 인테리어 비용만 1억원이 들어갔다는 설명도 납득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정의연은 "건물 매입은 당시 형성된 시세대로 구입했다"며 "오랫동안 주변 부동산업소 등에 건물을 내놓았으나 매매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시간이 흐르면서 건물 가치의 하락과 주변 부동산 가격의 변화로 현재의 시세로 결정됐다"고 했다.

한편 이번 사태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가 정의연의 기부금 유용 의혹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이 할머니는 대구 남구 한 찻집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요집회를 없애야 한다. 하나도 도움이 안 된다. 참가한 학생들이 낸 성금은 어디에 쓰는지 모른다"고 주장했다.

이 할머니는 또 윤미향 전 정의연 이사장이 21대 총선에서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로 당선된 것에 대해 "윤미향씨 국회의원 하면 안 된다.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부금 사용 내역 공개 요구에 대해 정의연은 "세상 어느 NGO가 기부금 내역을 샅샅이 공개하느냐"며 거부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