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제일은행 씨티은행 등 외국계은행이 이율배반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다. 국내 고객들을 대상으로 돈을 벌고 가고 있지만, 정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들은 외면하는 행태를 보여서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금융당국은 씨티은행에 할당한 이자보전 지원액을 기존 25억원에서 3억원으로, SC제일은행은 33억원에서 5억원으로 대폭 낮췄다.
이자보전 지원액은 소상공인 초저금리 이자보전 대출에 사용되는 재원으로, 이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에게 연 1.5%의 초저금리로 최대 3000만원까지 대출해주는 상품이다.
SC제일은행과 씨티은행의 이자보전 대출 실행액은 100억원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로부터 받는 이자 보전액을 감안하면 씨티은행은 1460억원, SC제일은행은 1903억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소상공인 전체 지원액도 적었지만 되려 높은 금리를 적용하기도 했다. SC제일은행은 7%대, 씨티은행은 5%대다.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저렴한 금리(3.84%)를 적용한 농협은행과 비교하면 적게는 1%포인트, 많게는 3%포인트가량 차이나는 수준이다.
은행이 높은 금리를 적용해도 소상공인들은 당장은 대출 원금의 연 1.5%만 내면 되지만, 이자보전 지원이 끊기는 1년 후에는 은행에서 적용하는 금리를 지급해야하기 때문에 이자 부담이 급격하게 커진다.
씨티은행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조성하기로 했던 채권시장 안정펀드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미국의 금융 관련 규제를 불참 이유로 들었다. 대신 채안펀드 출자에 상응하는 지원방안을 내놓겠다고 했지만 여전히 감감무소식이다.
뿐만 아니라 이들 외국계은행들은 배당과 관련해 매년 구설에 오른다. 국내에서 번 수익의 상당 부분을 배당으로 모그룹에 보내서다. 2018∼2019년 배당 규모는 씨티은행이 9994억원, SC제일은행은 7670억원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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