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초급매물 '끝물'…"하반기 추가 매물 나올 것"

입력 2020-05-17 08:46
수정 2020-05-17 08:49


보유세 과세일이 내달 1일로 다가오면서 강남 아파트값 하락을 주도했던 초급매물이 대부분 없어졌다. 이달 초 황금연휴를 기점으로 급매물이 급속히 팔려나간데다 일부는 증여 등 다른 절세 방법으로 돌아서서다.

17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 리센츠는 최근 2주 사이 양도소득세, 보유세 등 절세 매물이 줄줄이 팔리며 초급매물이 상당수 소진됐다.

이 아파트 전용면적 84㎡는 지난 3월과 이달 초 각각 16억원에 팔린 2건을 제외하고는 대체로 18억3000만∼19억5000만원에 거래가 이뤄지면서 현재 중층 이상은 19억∼19억7000만원 선으로 호가가 올랐다.

잠실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아직 지난해 말 최고가에 비해서는 1억∼2억원가량 낮은 금액이지만 최근 급매물이 줄면서 호가가 올랐다"고 말했다.

급매물이 자취를 감추면서 호가가 다시 뛰자 추격 매수세는 주춤한 분위기다.

재건축 단지인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와 대치동 은마아파트도 급매물이 상당수 소진되면서 호가가 상승했다.잠실 주공5단지 전용 76㎡는 이달 초 18억6500만원에 급매물이 팔린 뒤 현재 19억4000만∼20억원으로 호가가 올랐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76㎡도 18억3000만원 선에 나온 저층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집주인들이 18억5000만∼19억원을 부른다.

대치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보유세 강화 방안이 내년 이후로 연기되면서 매도를 보류하겠다는 집주인이 있다"며 "6월 1일 기준으로 부과되는 보유세 회피 매물이 거의 다 정리된 상태여서 급매가 더 늘어날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

강동구 고덕동 일대 아파트 단지들도 절세 매물이 일부 소화된 뒤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동구 고덕동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 전용 84㎡는 13억∼14억원 선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고덕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어느 2주택자는 보유세 부담 때문에 매도를 고민하다 결국 팔지 않고 전세를 놨다"며 "급매물은 거의 없고 지금까지 안 팔린 절세 매물은 대부분 매도가 보류된 상태"라고 말했다.

다만 부동산 업계에서는 초급매물이 대부분 정리됐지만 당분간 서울 아파트값이 오르지도 떨어지지도 않은 채 관망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오히려 전문가들은 하반기에 경제 여건과 종부세 강화 방안 통과 여부 등에 따라 추가 매물이 나올 수 있다고 예상한다. 실물경기 위축 등 경제 여건이 악화하면 결국 부동산을 정리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하반기에 예정된 부동산 관련 주요 법안 처리 여부도 큰 변수다. 정부는 21대 국회가 개원하면 곧바로 주택 전·월세 신고제나 전월세 상한제 및 계약갱신청구권, 종합부동산세 강화 방안 등을 새로 발의해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주택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높이는 공시제도 개편안 로드맵 발표 등도 하반기에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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