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의 세계’ 박해준, 한소희가 결국 무너져 내렸다. 시청률 역시 28%를 돌파, 비지상파 채널의 역대 드라마 최고 기록을 연일 갈아치우며 새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
15일 방송된 JTBC스튜디오의 오리지널 금토드라마 ‘부부의 세계’ 15회는 전국 24.4%, 수도권 28.0%(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를 기록, 자체 최고를 또 한 번 경신하며 마지막까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이날 지선우(김희애 분)의 날 선 일침은 여다경(한소희 분)이 외면하고 있던 진실을 일깨웠다. 지독한 과거를 끊어낸 지선우와 여다경은 새로운 시작 앞에 섰지만,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얽매여있는 이태오(박해준 분)가 이준영(전진서 분)을 데려가며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지선우의 말에 여다경은 혼란에 빠졌다. 이태오의 배신은 잔인하게도 진실이었다. 지선우가 이준영과 함께 돌아가고 혼자 남겨진 여다경은 감당하기 어려운 배신에 괴로워했다. 여다경은 이태오에게 “같은 실수 두 번 반복하기 싫으면 잘 생각해서 말해. 사실대로 말한다면 평생 당신 원망하며 살겠지만, 거짓말을 절대 용서 못 한다”며 진실을 추궁했다. 2년 전 지선우와 똑같은 여다경의 질문에 고민하던 이태오는 다른 선택을 했다. 이태오는 “그냥 사고 같은 거였어. 나한텐 아무 의미도 없는 딱 한 번 실수”라 변명하며 용서를 구했다. 이에 밤새 괴로워하던 여다경은 “난 그 여자랑 다르다. 당신이랑 같이 이겨내겠다”고 용서를 결심했다.
지선우는 지금까지 돌아보지 못했던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봤다. “인생에서 제일 긴 시간을 함께 보낸 사람이 니 아빠다. 지독하게 싸우고 더는 같이 살 수 없어서 헤어지기는 했지만 미워하는 마음만 있지 않았다”고 담담히 털어놓은 지선우는 이준영과 함께 고산을 떠나기로 했다. 이준영을 지키기 위한 선택이었다. 아들을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포기하고 떠날 수도 있었던 지선우와 달리, 이태오는 이준영에 대한 집착을 끊어내지 못했다. “포기하고 끝내. 그렇지 않으면 당신 진짜 끝장내주겠다”라는 마지막 경고에도 이태오가 억지를 부리자 지선우는 여병규(이경영 분) 부부를 찾아갔다. “고작 남자 하나 때문에, 그 젊고 예쁜 나이를 허비하는 거 안타깝지 않으세요?”라는 말을 남기고 지선우는 고산을 떠났다. 한편, 부동산 매물로 나온 지선우의 빈집에 여다경이 찾아왔다. 일상을 회복한 듯 보였지만 여다경에게는 여전히 불안이 존재했다. 그런 여다경이기에 “이태오 그 사람 지선우 쉽게 못 잊는다. 남편 의심하면서 사는 게 얼마나 지옥 같은지, 누구보다 잘 안다”는 고예림(박선영 분)의 말도 허투루 넘길 수 없었다.
견딜 수 없는 불안감에 여다경은 지선우를 찾아갔다. 이태오를 설득해 이준영의 친권을 포기할 테니 확실하게 관계를 끊어달라는 말이 어떤 의미인지 알고 있는 지선우는 그를 데리고 집으로 갔다. 그곳에서 여다경은 이태오의 실체를 직면했다. 지선우와 여다경은 닮은 구석이 많았고, 이태오가 선물한 향수, 속옷 심지어 프러포즈 송까지 지선우의 취향이었다. 여다경은 “당신 망상”이라며 현실을 부정했다. 하지만 “자길 챙겨주는 여자한테 끌리면서도, 어느 순간 통제받는다고 느끼게 되면 숨 쉴 구멍을 찾을 거야. 나랑 있으면서 너한테 빠졌던 거처럼”이라는 지선우의 말에 무너져 내렸다. 사랑이 지선우에게서 여다경으로 옮겨갔듯, 이태오는 언제든 쉽게 감정을 배신할 터였다. “어쩌면 너도 벗어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지선우의 말에 여다경은 뼈아픈 현실을 깨달았다.
호기롭게 새 영화 제작을 준비하던 이태오는 갑작스럽게 대표 자리에서 쫓겨난다. 딸의 행복만을 바랐던 여병규는 이태오를 끊어내고 여다경의 미래에 필요한 모든 것을 완벽하게 정리했다. 여다경은 결심을 굳힌 후였다. “망상에 빠져있던 건 그 여자가 아니라 나였어. 이제 다 알아버렸다고. 당신한테 난 지선우 대용품일 뿐이라는 거”라는 말을 남기고 여다경은 이태오를 떠났다. 빈털터리로 남겨진 이태오에게 지선우는 이준영을 생각해 마지막 호의를 베풀려고 했지만, 이태오는 반성 없이 모든 불행의 책임을 지선우에게 전가할 뿐이었다. 그런 이태오에게 “니 인생을 망친 건 내가 아니라 너야! 아직도 모르겠어?”라고 일갈했다. “넌 악마야. 내가 널 때린 이유, 준영이도 다 안다. 준영이는 널 미워해”라 저주를 내뱉는 이태오를 남겨두고 지선우는 돌아섰다. 그렇게 폭풍이 그들의 삶을 휩쓸고 지나갔다. 여다경은 고산을 떠났고, 지선우는 다시 돌아왔다. 이준영과 함께 안정을 찾아가고 있었지만, 이태오는 여전히 그 자리였고 평화는 오래가지 못했다. “준영이 내가 데려갈게”라는 쪽지만 덩그러니 남기고 이준영을 데려간 것. 이준영이 사라진 충격 엔딩은 결말에 대한 궁금증을 고조시켰다.
완벽한 사랑이라는 망상에서 벗어나 현실을 직시한 여다경의 행보는 사랑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사랑이 옮겨가듯 배신도 되돌아올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은 여다경은 이태오를 끊어내기로 선택했다. “모든 것이 완벽했다”던 지선우와 “완전해야 했다”는 여다경의 모습이 절묘하게 겹치며 씁쓸한 여운을 남겼다. 무엇보다 현실을 외면하는 여다경을 깨운 것은 지선우의 진심이었다. 서로의 대척점에 서 있었지만, 지선우와 여다경은 같은 상처를 공유하며 아주 특별한 연대로 극적인 관계 변화를 보였다. 지독한 과거, 그리고 관계를 끊어내고자 한 지선우와 여다경의 선택은 깊은 여운을 남겼다.
지선우와 여다경이 각자의 미래를 향해 걸음을 내디딘 가운데, 반성 없이 과거에 얽매여있는 이태오는 위태롭다. 지선우와 이태오의 관계는 이제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까. 두 사람의 마지막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JTBC 금토드라마 ‘부부의 세계’ 최종회는 오늘(16일) 밤 10시 50분에 방송된다.
김나경 한경닷컴 연예·이슈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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