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생산 'V자 반등'에도…"경기회복 더딜 것"

입력 2020-05-15 17:23
수정 2020-05-20 17:56
중국 경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충격을 딛고 조금씩 회복하고 있다. 지난달 중국의 생산·소비·투자 등 주요 경제지표가 일제히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생산은 올 들어 처음으로 증가세를 기록했고 소비의 양대 축인 자동차와 휴대폰 판매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4월 산업생산이 작년 같은 달보다 3.9% 증가했다고 15일 발표했다. 전달(-1.1%)은 물론 시장 예상치(1.5%)를 크게 웃돌았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시작한 지난 1월 이후 중국의 월간 산업생산이 전년 동기 대비 늘어난 것은 처음이다. 제조업 생산이 5.0% 증가해 호조세를 이끌었다.

산업생산은 올 1∼2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3.5% 급감했다. 코로나19가 진정되는 국면에 접어든 3월엔 감소폭이 -1.1%로 줄어든 데 이어 4월 플러스로 반전하면서 V자형 반등 곡선을 그려나가는 추세다. 다만 지난달부터 코로나19가 미국과 유럽 등 세계로 번지면서 해외 수요가 위축된 것을 감안할 때 증가세가 지속될지는 장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 정부가 경제 회복의 가장 중요한 동력으로 기대를 거는 소비도 눈에 띄게 좋아지는 모습이다. 4월 소매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7.5%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시장 예상치(-6.0%)엔 미치지 못했지만 3월(-15.8%)에 비해선 감소폭이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중국 정부가 노동절 연휴를 3일에서 5일로 연장하고, 각 지방정부가 쇼핑몰이나 식당에서 사용할 수 있는 소비 쿠폰을 지급하는 등 소비 촉진책을 펴고 있어 5월 소매판매는 더 살아날 것이란 전망이다.

앞서 공개된 지난달 자동차 판매는 총 207만 대로 전년 동기 대비 4.4% 늘었다. 2018년 6월 이후 22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4월 신차 판매량은 3월에 비해선 44.7% 늘어난 것이다. 4월 휴대폰 출하량도 4172만8000대로 작년 4월보다 14.2% 늘었다. 전달 대비로는 92% 증가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충격을 극복하기 위해 인프라 투자 확대에 집중하면서 지난달 고정자산 투자도 개선됐다. 1~4월 고정자산 투자는 작년 같은 기간 대비 10.3% 줄어 전달(-16.1%)에 비해 감소폭이 둔화됐다. 중국 정부는 올 들어 현재까지 작년 전체보다 많은 2조2900억위안(약 396조원) 규모의 특수목적채권 발행 한도를 지방정부에 배정하고 인프라 시설 투자를 독려해왔다.


반면 고용 상황은 여전히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경기 둔화에 따른 고용 불안이 심각한 사회 불안 요소로 떠오른 가운데 4월 도시 실업률은 전달의 5.9%보다 소폭 상승한 6.0%를 기록했다. 중국의 도시 실업률은 지난 2월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16년 이후 최고치인 6.2%까지 치솟았다가 3월 들어 다소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도시 실업률이 자영업자와 농촌 출신 이주노동자의 실업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실제 실업률은 두 자릿수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가통계국 관계자는 “4월 주요 경제지표가 다소 호전됐다”면서도 “해외에서 전염병이 만연해 있어 본격적으로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전반적인 지표는 3월보다 좋아졌지만 해외 수요가 약해지면서 경기 회복 속도가 다시 느려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