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사이 미·중 2차 무역전쟁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이번 주(18~22일) 국내 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 및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나올 중국의 정책 방향도 관심이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21부터 22일까지 중국 양회가 열린다.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 제시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지만 경제정책 방향성은 명확할 것으로 보인다. 핵심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 완화를 위한 적극적인 정책대응과 인프라 투자 확대가 될 것이다.
중국의 경제정책 방향성은 기존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정책추진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의 정책추진 속도가 빨라지면 대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가 영향을 받는 시기도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된다.
임혜윤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책추진 속도에 따라 기회가 생길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며 "중국 내수 확대로 인해 단기적으로 자동차, 중장기적으로는 콘텐츠 산업에 주어질 기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은 고조되는 양상이다. 미 상무부는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뿐 아니라 해외 반도체 기업도 미국의 기술을 일부분이라고 사용한다면, 미국 정부의 허가를 받고 화웨이에 제품을 공급해야 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다만 120일의 유예기간을 뒀다.
중국 정부도 이에 대응해 인텔과 퀄컴 등 미국 기업에 대한 제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중 마찰 가능성은 위험자산 가격 반등에도 신흥국 통화가치 개선을 더디게 만드는 요소다.
긍정적인 요인은 거시경제 지표의 악화가 고점을 통과할 조짐이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에서 발표하는 주간경제활동지수(WEI)는 향후 1년간 미국 경제 성장률을 -12%로 전망하고 있으나 지수 하락 속도는 줄어들고 있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 낙관론은 미중 마찰 우려와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의 부정적 경기 전망으로 위축됐으나, 경제지표의 악화 고점 통과 조짐을 확인할 경우 완만한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당분간 국내 주식시장은 대형주보다 중소형주에 유리한 수급 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수출 부진과 외국인의 수동적(패시브) 자금 유출 가능성 때문이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경기침체가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수도 있다"며 "이런 상황에선 안정적인 현금창출원(캐시카우)을 바탕으로 실적이 계속해서 증가하는 확실성 높은 기업들의 매력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