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베니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제한 조치를 대거 완화한다. 주요 외신들은 슬로베니아가 유럽 국가 중에선 처음으로 정부가 ‘코로나19 종식’을 사실상 선언했다고 분석한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전날 야네스 얀샤 슬로베니아 총리는 “슬로베니아에선 두 달간 코로나19가 잦아들었다”며 “현재 세계에서 가장 코로나19 추이가 좋은 나라”라고 의회에서 말했다. 슬로베니아 당국은 지난 2주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하루 7건 미만이라고 집계했다.
슬로베니아 당국은 오는 18일부터 코로나19 관련 각종 규제를 대폭 완화한다. 옐코 카친 슬로베니아 정부 대변인은 이날 “오는 18일부터 모든 소매점 영업을 허용한다”며 “식당과 술집 등도 홀 영업을 재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 국가에서 슬로베니아에 도착한 이들에게 적용했던 7일간 의무 격리조치도 없어진다. EU 이외 국가 국민들에겐 14일간 격리조치를 유지한다.
객실이 30실 미만인 숙박시설은 영업을 재개한다. 대형 숙박시설이나 스파, 나이트클럽, 수영장, 워터파크 등은 영업 재개 대상에서 제외됐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슬로베니아 당국은 오는 23일부터는 실내 스포츠, 팀 스포츠 훈련·대회 등 대부분 스포츠 활동을 재개할 수 있게 허용했다. 전국 초·중등학교에서 특정 학년을 등교를 단계적으로 재개하는 방안도 내놨다.
슬로베니아는 지난 3월 중순부터 코로나19 관련 영업 제한 등 조치를 내렸다. 식료품 가게, 약국 등을 제외한 소매점 영업을 금지하고 학교에는 휴교령을 내렸다.
이후 코로나19 확산세가 줄어들자 지난달 중순부터 일부 규제를 완화하기 시작했다. 지난 4일엔 식당·술집의 야외 영업을 허가했다. 지난 11일엔 대중교통 운행을 재개했고 지난 12일엔 외국에서 오는 국제선 여객기 운항을 허가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유럽 국가가 이처럼 코로나19 관련 제한을 대거 완화한 것은 슬로베니아가 처음이다. 슬로베니아에선 이날까지 인구 200만명 중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1464명, 사망자 103명이 나왔다. 슬로베니아는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헝가리, 크로아티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