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 연기" 요구 빗발…클럽발 감염 확산에 고민 깊어진 교육부

입력 2020-05-14 07:39
수정 2020-05-14 07:42

이태원 클럽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교육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집단감염이 미성년으로 확산되면서 개학을 더 늦춰야 한다는 학부모의 요구가 거세진다.

14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전날 정오까지 방역 당국이 집계한 이태원 클럽 관련 코로나19 확진자는 119명이다. 전날 0시 기준 111명에서 8명 늘었다.

이 중 19세 이하 미성년 확진자는 11명(9.2%)이다. 이들은 이태원 유흥시설을 다녀온 학원·과외 강사 등으로부터 2차 감염된 것으로 파악된다.

학교 교사들도 황금연휴 전후로 이태원 등지의 유흥시설을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달 29일∼이달 6일 사이 이태원·논현 등의 유흥시설 밀집 지역을 방문한 서울 지역 교직원이 10일 기준으로 158명 확인됐다고 전날 밝혔다.

다른 시·도에서도 연휴 때 서울 유흥지역을 방문한 원어민 교사 및 교직원이 수십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만 19세 이상의 성인이지만 아직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않은 학생들이 유흥시설을 방문한 사실도 드러나고 있다.

전국 고등학교에는 만 19세 이상 성인 학생이 매년 1000여명씩 있다. 지난해 기준 만 19세 이상 고등학생은 1893명이었다. 만 19세가 1350명, 만 20세가 173명, 만 21세 이상이 370명이었다.

이태원발 코로나19 확산으로 지역사회 감염이 일자 학부모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등교를 연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짙어진다.

교육부는 13일에 고3부터 시작하려 했던 등교 수업을 우선 20일로 일주일 미뤘으며, 이번 주중에는 방역 당국의 분석을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큰 변동이 없으면 이르면 이번 주말께, 늦으면 다음 주 초에 등교 추가 연기 여부를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이미 5번 등교 일정을 연기한 교육부는 '언제까지 등교를 미룰 수는 없다'며 고심하고 있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전날 불교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고3은 크게 상황이 변동되지 않는 한 20일에 등교한다 생각하고 있고, 다만 고2 이하는 다시 방역당국과 상의할 것"이라며 "(학년을) 분산시켜서 한 주는 고2가 등교하면 고1은 원격 수업을 하는 식으로 서로 엇갈려 등교하는 방안 등을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