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사진)은 13일 “기업에 정부의 경영 안정 자금과 유동성 지원이 필요한 만큼 충분한 규모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회장은 이날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경총 회장단 회의에서 “기업들이 경영 위기를 버티면서 살아남아 고용을 최대한 유지할 수 있도록 정책 역량이 총동원돼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고용 유지와 임금 동결이라는 사회적 대타협이 성립되기 위해선 무엇보다 기업의 경영 안정이 이뤄져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손 회장은 지난달 수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24.3% 감소했고, 2분기엔 소비와 생산, 투자, 고용 등 실물경제 지표 악화가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도 언급했다. 가전과 자동차 등 세계 각지에 생산 기지를 둔 국내 기업은 해외 가동 중단에 따른 손실까지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다.
손 회장은 “기업 활력을 제고하고 ‘투자 매력 국가’로 거듭나는 경제 제도와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내 생산 유인 강화를 위해서는 법인세 인하와 규제 개혁, 협력적인 노사 관계 정립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경총은 이날 논의한 규제 완화 및 세제 지원에 관한 경영계 건의 사항을 모아 관계 부처와 협의하기로 했다.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에 대해서는 “자율적 기부도 좋은 취지인 만큼 많은 기업인이 동참하도록 관심을 가져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회의는 지난 2월 경총이 정관 개정을 통해 회장단 회의를 공식 회의체로 격상한 후 처음 열렸다. 손 회장을 비롯해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과 윤여철 현대자동차 부회장,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회장, 김창범 한화솔루션 부회장, 동현수 두산 부회장, 안병덕 코오롱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