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까지 나서는 강남 재건축 수주전

입력 2020-05-13 15:22
수정 2020-05-13 15:38

강남 재건축 수주전에 건설회사의 사장(혹은 대표이사 CEO)까지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과거 수주전에는 해당 사업부의 임원급 정도가 참여했지만, 최근 수주전은 약속과 신뢰를 우선시하면서 회사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CEO들이 직접 나서고 있다.

과거 수주전은 워낙 치열했고 '질보다는 양'이 중요시한 이유도 있었다. 한표 한표를 받기 위해 회사 직원은 물론 외부인력인 OS까지 동원되기도 했다. 일부 사업장에서는 '제안서'와 '계약서'의 내용 차이를 두고 조합와 시공사간의 갈등도 빈번했다.

그러나 이제는 OS동원이 금지되고 과거에 비해 수주환경이 개선되면서 대표들까지 직접 챙기고 있다. 더군다나 강남 재건축은 수주금액이나 사업규모가 큰 경우가 많다. 강남은 주목도가 높다보니 랜드마크 단지가 되면, 향후 수주에도 유리한 입지를 차지할 수 있다.

김형 대우건설 사장은 13일 서초구 반포동 구반포상가에 위치한 반포3주구 조합사무실을 방문해 노사신 조합장을 비롯한 조합 관계자들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김 사장은 입찰제안서와 계약서 내용을 반드시 지키겠다고 약속했다.

반포3주구 재건축에서 대우건설은 선분양, 후분양, 리츠상장 등 세 가지 분양 방식을 제안했다. 추가 부담 없는 확정 공사비를 제시했다. 조합 사업비 전액 0.9% 고정 금리를 보장했다. 시공사 선정총회는 이달말 예정이다.

지난달 3파전으로 관심을 모았던 신반포15차 재건축 시공사 선정 총회에는 이영호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이 직접 참석했다.

삼성물산은 대림산업과 호반건설을 압도적인 표 차이로 누르고 시공사로 선정됐다. 이 사장의 행보가 주목받은 까닭은 삼성물산이 2015년 신반포3차·경남아파트 통합재건축 수주 이후 5년 만에 정비사업 수주시장에 복귀한 자리가 됐기 때문이다.

이 사장은 “삼성은 그동안 고객만족을 최우선으로 여기고 일해 왔으며, 그랬기에 래미안을 최고의 아파트 브랜드로 만들 수 있었다"며 "약속드린 사항을 100% 지키겠다"고 말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