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5월12일(13:25)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한화건설이 산업은행의 지원을 등에 업고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 신용등급 ‘A-’ 기업 중 처음으로 산은의 회사채 인수 프로그램 적용 대상으로 선정됐다. 산은의 지원사격이 다른 투자자들의 매수세로 이어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화건설은 차입금 상환을 위해 이달 말 1000억원 규모 회사채를 공모로 발행할 계획이다. 채권 만기는 2~3년 수준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 회사는 조만간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수요예측(사전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산은이 이번 채권 발행과정에서 인수단으로 참여한다. 지난달부터 가동한 회사채 인수 프로그램을 적용해 한화건설의 자금 조달을 돕기로 했다. 한화건설이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목표금액에 못 미치는 매수주문을 받으면 산은이 채권 발행물량의 40%까지 사들일 방침이다. 매수주문 규모가 400억원이면 안 팔린 600억원어치 중 최대 400억원어치를 인수해주는 식이다.
한화건설의 신용등급은 A-로 산은이 지금까지 회사채 인수 프로그램을 적용한 기업 중 가장 낮다. 산은은 지금까지 한일홀딩스(신용등급 A+)를 제외하곤 모두 AA급(AA-~AA+) 기업에만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지원해왔다. 기아자동차 롯데쇼핑 롯데칠성 호텔신라 등이 대표적이다. 지원을 받은 기업 중 회사채 투자수요가 목표금액에 미달된 곳이 없어 실제로 산은의 자금이 투입된 적은 없었다.
산은의 지원을 바탕으로 다른 투자자들의 관심을 얼마나 사로잡느냐가 투자수요 확보 여부를 좌우할 전망이다. 지난달 정부의 금융시장 안정화 방안이 가동된 이후 얼어붙은 분위기가 다소 풀리긴 했지만 여전히 비우량채권 투자심리는 가라앉아 있다. 지난달 수요예측을 진행한 풍산(신용등급 A) 동아쏘시오홀딩스(A) 대한제당(A-)은 모두 산은을 제외하면 매수주문의 대부분을 개인투자자에게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증권사 소매판매팀으로부터 받았다. 기관이 눈길을 주지 않으면 비교적 높은 금리를 제시해 개미들의 자금이라도 끌어와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 8일 민간 채권평가사들이 시가평가한 한화건설의 3년 만기 회사채 금리는 연 3.165%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