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콕 수혜' 엔씨, 리니지2M으로 매출 신기록

입력 2020-05-12 17:07
수정 2020-05-13 01:08
엔씨소프트가 지난 1분기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모바일게임 ‘리니지2M’ 흥행으로 매출이 1년 전보다 두 배 이상 급증했다. 엔씨소프트의 다음 목표는 글로벌 시장이다. 하반기 북미와 아시아 시장에 신작을 잇따라 선보이며 상승 분위기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영업이익은 204% 증가

엔씨소프트는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7311억원과 영업이익 2414억원을 올렸다고 12일 발표했다.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104% 늘었다.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다.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204% 증가했다. 분기 기준 영업이익 최대치는 2017년 3분기에 올린 3278억원이었다. 당시 게임 ‘리니지M’의 흥행으로 거둔 성과다.

엔씨소프트의 상승세를 주도한 것은 모바일 게임 ‘리니지’ 시리즈다. 지난해 11월에 첫선을 보인 ‘리니지2M’의 1분기 매출은 3411억원으로 전체 매출에서 47%의 비중을 차지했다. 같은 시기 ‘리니지M’의 매출은 2120억원이었다. 두 게임이 엔씨소프트의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6%에 달했다.

‘리니지M’과 ‘리니지2M’은 지금도 국내 모바일 게임 매출(구글 앱 장터 기준) 1위와 2위를 지키고 있다. 윤재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실적발표 후 콘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올해 최대 매출원이 될 ‘리니지2M’은 연말까지 안정적 매출 곡선을 그려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PC 온라인 게임 매출도 늘었다. 1분기에 ‘리니지’ 448억원, ‘리니지2’ 264억원, ‘아이온’ 101억원, ‘블레이드앤소울’ 196억원, ‘길드워2’ 125억원 등 총 113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1년 전보다 20% 늘어난 규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실적에 미친 영향은 크지 않았다. 윤 CFO는 “국내서는 트래픽(게임 이용 정도), 1인당 매출 관점에서 플러스·마이너스 요인이 함께 있었다”면서도 “미국·유럽과 일본에서는 큰 폭으로 매출이 늘었다”고 했다.

이제는 해외 시장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한 엔씨소프트는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1분기 기준 엔씨소프트의 해외 매출 비중은 13% 수준이다. 경쟁업체인 넥슨과 넷마블의 지난해 해외 매출 비중이 70%를 넘은 것과 비교할 때 국내 시장 의존도가 높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엔씨소프트가 연초부터 ‘글로벌’을 강조하는 이유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PC에서 모바일, 콘솔까지 플랫폼을 확장하고 경계를 뛰어넘어 ‘글로벌 종합게임기업’으로 성장하겠다”며 해외 시장 진출 의지를 강조했다.

엔씨소프트는 하반기에 ‘리니지2M’을 해외에 내놓을 계획이다. 우선 아시아 시장이 타깃이다. 엔씨소프트의 북미 법인인 엔씨웨스트는 음악 게임 ‘퓨저’를 올해 안에 미국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이 게임은 유명 음악 게임 ‘댄스 센트럴’을 제작한 하모닉스가 개발하고 있다. 내년에 나올 신작 ‘프로젝트 TL’(가칭)도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게임이다. 북미와 유럽 사용자들에 맞춰 PC와 콘솔 등에서 즐길 수 있도록 개발하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다음 먹거리로 꼽히는 게임 ‘블레이드앤소울2’도 한창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PC 게임 ‘블레이드앤소울’의 후속작으로 모바일 게임으로 제작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4분기 출시될 것으로 보고 있다. ‘블레이드앤소울’은 동양적 무협 정서를 담은 수준 높은 그래픽과 호쾌한 액션 장면 등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지금도 PC방 순위 20위권 안에 있는 게임이다. 윤 CFO는 “‘블레이드앤소울’이 지향했던 방향이 ‘리니지 시리즈’와 확연히 다르기 때문에 다른 이용자층에 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