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득 부족…노후 걱정없는 50대 퇴직자 8%뿐

입력 2020-05-11 17:58
수정 2020-05-12 01:28
쉰 살을 넘기도 전에 퇴직하고 회사를 떠난 사람들의 65%는 ‘마음의 병’을 앓는다. 한 달에 400만원쯤 있다면 여유 있는 삶을 누려보겠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손에 쥔 돈은 256만원.

하나금융이 11일 발표한 ‘대한민국 퇴직자들이 사는 법’ 보고서에 나타난 퇴직자의 평균적인 모습이다. 하나금융 100세 행복연구센터는 지난해 11월부터 두 달간 수도권과 5대 광역시에 사는 50~64세 퇴직자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및 면접 조사를 했다.

조사 대상자들의 평균 퇴직 연령은 49.5세로 나타났다. 퇴직자 절반이 넘는 61.3%가 40대 후반(45~49세)과 50대 초반(50~54세)에 장기간 근속한 ‘주요 직장’에서 나온 것으로 조사됐다. 40대 초반(40~44세)에 직장을 나온 사람도 11.2%나 됐다. 퇴직 후 국민연금 수령 시점(60~64세)까지 남은 기간을 의미하는 ‘소득 크레바스’ 기간이 평균 12년6개월이었다.

‘노후준비가 잘 돼있다’고 답한 ‘金퇴족’은 8.2%에 불과했다. 25.8%는 ‘보통 수준’, 66.0%가 ‘노후자금이 부족하다’고 답했다.

퇴직자의 월평균 생활비는 252만원이었다. 10명 중 6명(62.8%)꼴로 퇴직 전에 비해 생활비를 줄였다. 퇴직자들은 월 생활비가 200만~300만원일 때 ‘남에게 아쉬운 소리를 하지 않으며 먹고사는 정도’라고 했다. 간간이 해외여행을 하고, 친척 경조사를 넉넉히 챙기는 등 ‘괜찮은 생활 수준’을 위해 필요하다고 여기는 생활비는 월 400만~500만원이었다.

수입과 자산 규모가 작은 퇴직자들은 다시 취업전선에 뛰어들었다. 퇴직자 10명 가운데 재취업에 성공한 사람이 4명(37.2%), 자영업을 시작한 사람이 2명(17.9%)꼴로 나타났다. 경제생활을 하지 않는 나머지(44.9%) 가운데에서도 64.8%가 구직 중이거나 창업 계획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의 65.4%는 퇴직 이후에 감정 기복이 심하고, 정체성에 혼란을 겪는 ‘퇴직 후유증’을 겪은 것으로 드러났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