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이태원 쇼크…'5월 희망' 또 꺾인 꽃시장

입력 2020-05-11 14:14
수정 2020-05-11 14:17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화훼업계가 5월 가정의달을 맞아 활기를 띠던 것도 잠시, 서울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며 다시 한숨을 내쉬고 있다.

11일 서울 남대문 꽃시장에서 절화를 판매하는 박모씨(57·여)는 "지난주 어버이날을 맞아 손님이 조금 늘었는데 이태원 사태로 꽃시장을 찾는 소비자들의 발길이 뚝 끊기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울상을 지었다. 그는 "손님이 없어서 4월 초까지는 아예 가게를 운영하지도 않았다"면서 "5월은 꽃 수요가 많은 달이라 다시 가게를 시작했는데 이런 일이 터져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또 다른 상인 김모씨(63)는 "꽃시장 매출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건 결혼식 같은 대형 행사"라면서 "생활 속 거리두기로 방역지침이 바뀌면서 행사나 모임도 재개되지 않을까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는데 다시 제한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고개를 저었다.

이어 "정말 많이 참으면서 기다렸는데 너무나 허탈하다"라면서 "마스크도 끼지 않고 클럽에 갔다는 사람들은 코로나19가 소상공인들의 생업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는 것 같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코로나 사태로 일선 학교 졸업 입학이 전면 취소되고, 결혼 및 축제·행사 등 봄 특수도 사라져버린 3, 4월을 겨우 버텨온 터였다. 그래도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꽃 수요도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고 있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화훼사업센터에 따르면 코로나가 본격 확산되기 시작한 지난 2월 화훼 거래금액은 51억 10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9% 줄었다. 하지만 3월엔 전년 대비 20.2%, 4월엔 13.5% 감소세를 보이는 등, 코로나 확산세가 잦아들면서 시장도 다소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러한 꽃 수요 회복세 초기에 이태원 사태가 다시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상인들은 다시 전화 배달 등 '언택트(비대면)' 수요를 통한 매출 회복에 기대는 분위기였다. 상인 정모씨(58·여)는 "지금 당장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꽃을 판매할 여건은 안된다"라면서도 "자녀한테 부탁해서 온라인으로 꽃을 판매하는 방법을 알아볼까 한다"고 말했다. 이어 "꽃을 배송판매하는 것에 대비해 만개한 꽃 대신 봉오리 상태의 꽃을 많이 준비했다"고 덧붙였다.

온라인쇼핑몰 G마켓에 따르면 어버이날을 앞둔 지난 1~7일 플라워박스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46% 늘었다. 화분(38%), 화환(5%), 꽃바구니(4%)도 판매량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11번가에서도 꽃다발 판매량이 9%, 꽃바구니 판매량이 6% 증가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