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은 팔더니"…외국인, 채권시장 '바이 코리아'

입력 2020-05-11 07:37
수정 2020-05-11 10:08

외국인 투자자들이 올해 국내 금융시장에서 채권을 지속적으로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주식을 지속적으로 순매도한 것과 반대되는 모습이다.

11일 금융감독원이 공개한 '외국인 유가증권 투자동향 통계'에 따르면 외국인이 보유한 국내 상장채권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140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사상 첫 140조원 돌파다. 이는 지난해 말 123조9000억원 대비 17조원 정도 늘어난 규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전 세계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진 3월과 4월에도 외국인인 각각 7조4000억원, 9조3000억원 규모의 채권을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3월 12조5000억원, 4월 4조1000억원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다른 신흥국과 비교해서도 이례적인 모양새다. 외국인은 다른 신흥국에서는 주식은 물론 채권투자도 순매도지만 한국 채권은 달랐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글로벌 신흥국 채권펀드에서 올해 1~4월 410억달러(약 50조원)의 자금이 순유출됐다.

외국인이 국내 채권을 순매수한 배경에는 재정 건정성과 금리 매력도가 있다. 재정 건정성이 양호한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아지면서 채권을 적극적으로 사들인 것이다.

주로 국부펀드나 중앙은행 등의 공공자금이 국내 채권을 매수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경제 펜더멘털(기초체력)과 신용등급을 중요시하는데, 한국 국채는 신용등급이 상당히 높은 데도 금리는 주요국 채권에 비해 높다.

한국 국가 신용등급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평가 기준 AA다. 영국, 프랑스, 벨기에 등과 같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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