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솔루션이 그동안 일본 기업이 독점 공급하던 고기능 광학 렌즈 소재의 국산화에 성공했다.
한화솔루션은 이달 초 전남 여수사업장에서 고부가가치 화학 소재인 고순도 ‘자일릴렌 디이소시아네이트(XDI)’의 상업 생산을 시작했다고 10일 발표했다. 여수사업장의 XDI 생산 규모는 연 1200t이다. 일본 미쓰이케미컬(연산 5000t)에 이어 세계 두 번째 규모다. 한화솔루션은 2017년 XDI 기술 개발에 성공한 뒤 양산을 준비해왔다.
석유화학 원료인 XDI는 폴리우레탄의 주원료인 이소시아네이트 화합물의 한 종류다. 일반 렌즈 원료와 달리 시간이 지날수록 누렇게 변색하는 황변 현상이 없고, 굴절률이 높은 게 특징이다. 순도 99.5% 이상인 고순도 XDI는 범용 이소시아네이트에 비해 10배 이상 비싸다. 광학렌즈에 활용하면 일반 렌즈보다 약 30% 얇고 선명한 제품을 제조할 수 있다.
한화솔루션이 고부가 XDI의 국산화에 성공하면서 국내 광학 렌즈 업체들은 안정적으로 원료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일본 수출 규제 품목은 아니었지만 미쓰이케미컬이 공급을 독점해온 탓에 국내 업체들은 우선순위에서 밀려 수급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한화솔루션은 XDI 거래처를 스마트폰 제조업체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