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테라, 해외 최초로 소혜왕후 ‘내훈’ 영문 번역

입력 2020-05-10 13:49
수정 2020-05-10 13:51

가야금 연주자 한테라( Terra Han, 38) 가 오는 9월, 한국 최초 왕실 여성 고문헌 ‘내훈’ 이 미국에서 최초로 한글 및 영문 번역서로 음악과 함께 출간한다.

이번 ‘내훈’ 발간은 그동안 한테라가 연구해 온 한국 전통 음악 연구의 일환으로 유교에 기반한 왕실 여성 지침서인 소혜왕후의 내훈을 직접 영문 번역하고, 음악과 함께 소개한다.

내훈은 조선조 소혜왕후 한씨가 쓴 왕실 여성들을 위한 지침서이다. 부녀자의 예의범절을 가르치기 위하여 편찬된 내훈은 한글로 된 최초의 여성 교육서로 중국의 열녀정, 소학, 여교, 명심보감에서 여성 교육에 필요한 대목을 간추려서 만든 책이다. 원문인 한문에는 한글로 구결을 달고, 그것을 다시 한글로 번역되었으며 3권 7장 구성으로 각 장에는 여러 경전과 중국에서 행실로 뛰어난 여성의 일화를 옮겼다.

소혜왕후 한씨는 조선 초기의 세자빈이자 덕종(德宗)의 주존 왕비이며 후에 성종 6년 왕대비에 올라 인수대비(仁粹大妃) 가 되었다. 의정부 좌의정을 지낸 한확(韓確)의 여섯째 딸로, 청주(淸州) 한씨 14세 손이다. 청주 한씨는 삼한갑족으로 한국 역사상 총 16명의 최다 왕비를 배출했다. 조선 과 고려 개국 왕비 위숙 왕후, 신의 왕후 모두 청주 한씨 였다. 특히 조선시대에는 소혜왕후 외에도 6명의 왕비를 배출하며 최고 문벌을 자랑했다. 소혜 왕후는 생전에 독실한 유교 인텔리임과 동시에 불교신자였던 소혜왕후는 불경에도 조예가 깊어 범어(梵語, 산스크리트어), 한어(漢語), 국어(國語) 3자체(三字體)로 서술한 불경을 서술하기도 했으며, 왕실 여성 규범서 내훈을 남긴 한국 최초의 여성 작가이다.

한테라는 국내외에 최연소로 가야금 정악 전곡을 독주 음반으로 출반 했으며, 궁중음악 ‘만파정식지곡’ 을 전곡 녹음한 음반 “천년의 행진 (March of Thousand Years)”은 세계 최대 음악상인 미국 60회 그래미상에 출품 되기도 하였다.‘내훈’ 의 저자 소혜왕후는 청주한씨 15대조 한테라의 대고모이며, 이번 내훈 영한문 번역 및 음반은 특히 15세기 동아시아 여성과 사회, 규범, 문화, 언어, 젠더 연구 등에 중요한 사료가 될것으로 보인다.

한테라는 4세에 음악에 입문해 가야금 산조 세바탕을 떼고 가야금 신동으로 이름을 알리며 유수 콩쿨을 석권했다. 아시아의 고전 음악과 무용을 합께 섭렵한 유일한 예술가로 가야금연주자 최초로 미국 락커펠러 재단 예술가로 선정 되었다. 이 후, 미국 뉴욕 카네기홀 최연소 독주회를 갖고 2016년, 동양 전통 음악인으로는 최초로 미국 그래미상 심사위원으로 선출 되어 국제적 예술가로서 입지를 굳혔다.

김나경 한경닷컴 연예·이슈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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