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의 '메기효과'(강력한 경쟁자가 등장해 기존 사업자들이 자극을 받아 발전하는 것)가 신용카드 업계도 흔들고 있다. 은행들과의 제휴 신용카드 발급 신청을 받은 지 열흘 만에 10만장을 돌파했다. 카드를 발급 받은 고객들의 반응도 폭발적이다.
카카오뱅크는 8일 지난달 27일부터 전날까지 제휴 신용카드 신청 건수가 10만장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부터 1월까지 한 달 간 은행계·비은행계에서 발급된 카드가 13만6000장임을 감안하면 상당한 수치다. 일평균 신청건수는 9200장으로, 지난달 29일에는 하루에만 1만6000건 이상이 몰리기도 했다.
흥행 비결은 카드에 새겨진 '라이언(Ryan)' 캐릭터다. '카카오 프렌즈'의 대표 캐릭터인 라이언은 소비자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다. 각 카드별로 서로 다른 라이언의 모습이 들어간다. NH농협카드도 최근 체크카드에 라이언을 넣어 출시 5개월 만에 카드 발급 수가 50만장을 돌파하는 등 덕을 봤다.
자신에게 맞는 카드 혜택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도 성공 요인이다. 카카오뱅크 신한카드는 사용횟부별로 최대 5만원의 캐시백(환급)을 제공한다. 배달앱이나 카카오T를 사용하면 최대 6000원까지 현금을 되돌려준다.
KB국민카드는 카카오페이와 편의점, 영화관 등에서 3000원 할인이 들어간다. 숙박·공연·음악 등에서도 5000원 할인이 된다. 삼성카드는 국내외 가맹점·마트·편의점 기본 할인은 물론, 자주 가는 곳에서는 월 최대 2만원이 할인된다. 씨티카드는 스타벅스 등에서 최대 2만원을, 사용 일수에 따라 최대 5000원을 되돌려준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간단한 정보 입력과 카카오뱅크 인증을 거치면 끝나는 간편한 신청 절차와 카드 플레이트에 새겨진 카드사별 라이언 디자인, 카드 혜택 등이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 생각된다"라고 말했다.
고객들의 반응도 폭발적이었다.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응답자의 72%가 '매우 만족한다'라고 답변했다. 응답자의 89%는 다른 사람들에게 제휴 신용카드를 추천할 의사가 있다고 했다. 이는 지난달 27~30일 제휴 신용카드를 발급한 88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것이다.
이송렬/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