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최대 국책사업 중 하나로 꼽히는 '제4세대 방사광가속기' 구축 부지로 충북 청주시 오창읍이 최종 선정됐다.
정병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은 8일 세종 과기정통부에서 브리핑을 열고 '다목적 방사광 가속기 구축 사업' 부지로 충북 청주시 오창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방사광 가속기 유치전에는 충북 청주시 외에 전남 나주시, 강원 춘천시, 경북 포항시도 뛰어들었으나 지난 6일 나주와 청주가 최종 후보지로 압축됐다. 과기부는 지난 7일 두 지역에 대한 현장 평가를 진행했다.
지역균형발전론을 내세운 나주는 뛰어난 산업·연구인프라와 교통입지를 내세운 청주의 벽을 넘지 못하고 결국 탈락했다. 반면 2008년 유치에 한 번 실패했던 청주는 재수 끝에 방사광 가속기를 품에 안게 됐다.
현장 평가에서 충북도는 청주 오창의 편리한 교통망과 접근성, 발전가능성, 안정적 지반 등 오창의 강점을 집중적으로 설명했다. 또 이미 행정절차가 완료된 오창 테크노폴리스는 과기부 계획보다 1년 빠른 2021년 착공할 수 있다는 장점을 내세웠다.
방사광 가속기는 전자를 가속해 고속의 빛(방사광)을 만들어내는 장비다. 태양 빛 밝기의 100억배에 달하는 방사광(적외선·자외선·X선)을 이용해 일반 현미경으로는 볼 수 없는 미세 물질이나 찰나의 세포 움직임 등을 볼 수 있다.
과기부와 청주시는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구축이 완료되면 초정밀 관측기술이 요구되는 생명과학과 제약, 반도체, 첨단 소재 분야의 산업 및 학술연구 발전에 한층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방사광 가속기는 소재부품 산업의 원천기술 개발과 고도화에 필요한 시설이다. 기초 연구는 물론 신물질 합금, 마이크로 의학용 로봇, 신약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하고 있다. 미국 스탠퍼드대는 방사광 가속기를 활용해 신종플루 치료제 타미플루를 개발했다. 비아그라 역시 방사광 가속기를 이용해 만든 제품이다.
이미 포항에 3~4세대 가속기가 지어졌지만 이용수요를 모두 충족하기 어려웠던 만큼 청주에 들어설 신규 방사광 가속기가 산업계와 연구계의 수요에 숨통을 터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방사광 가속기 구축 사업비는 국비 8000억원, 지방비 2000억원 등 총 1조원에 달한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은 방사광 가속기를 유치했을 때 지역에 6조7000억원의 생산 유발효과와 2조4000억원의 부가가치 유발효과, 13만7000여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날 것으로 분석했다.
방사광 가속기를 유치한 충북도는 기업 유치와 관련 연구기관 집적, 도시 인프라 확대를 통한 획기적인 지역발전을 이끌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방사광 가속기를 계기로 평택∼이천∼천안∼청주∼대전까지 아우르는 신산업 혁신벨트 구축에 나설 방침이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