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의 합당이 이뤄질 경우 '특단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원유철 한국당 대표는 "알아서 잘한다"라는 입장을 내놨다. 아울러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폐지를 위한 '2(민주·시민)+2(통합·한국) 회동'카드를 제시했다.
원 대표는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이 대표는 한국당이 통합당과 합당하지 않을 경우 특단의 대응을 하겠다고 엄포를 놨다"며 "한국당은 통합당과 형제 정당이기 때문에 걱정 안 해도 우리가 할 일은 우리가 알아서 잘한다. 민주당이 개입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달 29일 "통합당이 꼼수 위성교섭단체를 만드는 일이 벌어지면 민주당은 특단의 대응을 피하지 않을 수 없다"라며 "그런 일이 없기를 진심으로 빈다"라고 말한 바 있다.
원 대표는 또 "준연동형 비례제가 폐지되지 않는 이상 다음 선거에도, 그다음 선거에도 비례 정당 난립은 되풀이될 것이고, 불가피할 것"이라며 "민주당은 이제라도 결자해지 차원에서 준연동형 비례제를 초래한 혼란의 근본적 책임을 지고 선거악법 폐지하는 데 앞장서 달라"고 덧붙였다.
원 대표가 제안한 '2+2 여야 회담'은 통합당과 한국당, 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이 만나자는 것으로, 민주당과 통합당의 원내사령탑이 새롭게 구성되는 만큼 협상을 위한 적기라는 주장이다.
원 대표는 또 "민주당은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을 통과시키기 위해 꼼수인 '4+1'이라는 괴물 정치야합체를 만들어 준연동형 비례제라는 최악의 악수를 뒀다"라며 "비례정당 창당이 불가피하다던 제1야당을 향해 쓰레기라는 막말을 퍼붓고 검찰에 고발하더니 손잡았던 정의당 뒤통수를 치고 한 개도 아닌 두 개 정당을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원 대표는 지성호 한국당 비례대표 당선자와 태영호 통합당 서울 강남갑 당선자 등 두 탈북자 출신 당선자를 향해 민주당 일각에서 특정 상임위원회를 배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 것과 관련해선 "민주당의 한국당에 대한 간섭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라면서 "내정간섭이란 말이 있는데, '내당간섭'이란 신조어가 나올 지경"이라고 전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