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포3주구 재건축 수주전, 결국 소송전으로 번지나

입력 2020-05-07 19:20
수정 2020-05-08 06:55

이달말 시공사를 재선정할 예정이었던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 1단지 3주구 재건축 사업이 결국 고소·고발로 얼룩지고 있다.

대우건설은 7일 서초구 방배경찰서에 삼성물산과 한모씨를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 입찰방해로 고소했다. 당초 시공사였던 HDC산업개발은 반포3주구 조합과 집행부를 상대로 '부당해지에 따른 손해배상청구 예정통보' 문서를 발송하고 소송을 진행중이어서 사업장을 둘러싼 다툼이 커지고 있는 양상이다.

대우건설에 따르면, 한 씨는 다른 사업장의 조합장으로 반포3주구 사업과 관련 조합측에게 조언을 해주고 있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반포3주구의 모든 조합원들에게 자신의 주장이 담긴 장문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한 씨는 메시지에 '대우건설은 아웃시켰던 현대산업개발보다 못한 시공사'라고 칭하면서 삼성보다 최소 수백억원 손해인 제안서를 제출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우건설의 불법홍보 단속 △시공사의 불법홍보 신고포상금 지급 △조합의 건설사 홍보물 대리발송 등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한 씨의 행동은 대우건설의 명예를 훼손함과 동시에 반포3주구 수주 업무를 방해하는 행위다"라며 "반포3주구 조합원들의 개인정보를 도용해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했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은 공식적으로 한 씨와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다. 한 씨가 독자적으로 보낸 메시지라는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한씨와 공모해서 대우건설의 명예를 훼손하고 비방했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또한 반포3주구 조합은 작년 12월 시공계약을 해지한 HDC현대산업개발과의 소송도 앞두고 있다. 2018년 7월 HDC현대산업개발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지만, 공사비 등을 두고 조합과 갈등을 빚다가 시공계약을 해지했다.

반포3주구 재건축은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1단지 3주구 아파트를 2091가구로 짓는 사업이다. 공사비만 8087억원으로 올해 상반기 강남 재건축 수주전 중 최대어로 꼽힌다.

한편 반포3주구는 서울시가 지난 2월 지정한 '클린수주 시범 사업장'이다. 시가 주도하는 상시 모니터링 체계에서 과열 조짐이 보이는 사업장에 전문가 지원반을 선제적으로 투입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초 방침과는 달리 뒤늦은 조치가 될 전망이다. 조합은 앞서 대우건설에 과잉홍보를 자제해 달라며 공문을 보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