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퍼 마이크로닷, 산체스의 부모가 사기 혐의로 실형을 선고 받은 가운데, 일부 피해자들이 이들로부터 진심 어린 사과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6일 방송된 SBS '본격연예 한밤'에서는 마이크로닷 부모와 끝내 합의하지 않은 피해자 4명과의 인터뷰가 전파를 탔다.
이날 한 피해자는 "20년 전에 그렇게 큰 피해를 주고 진짜. 그때 일 때문에 지금도 신용불량자다"라고 하소연했다.
이어 또 다른 피해자는 "마이크로닷과 산체스가 엄마하고 같이 한번 찾아 왔다. 그런데 내가 생각하는 원금도 안 되는 돈을 주겠다고 하더라. 그래서 '난 이걸로 합의 못 한다'고 했더니 '돈이 없다. 어디 하늘에서 돈 뭉치가 뚝 떨어지면 연락드리겠다'고 하더라. 그러고는 성질을 내면서 돌아서더라"고 털어놨다.
앞서 마이크로닷과 산체스는 지난 1일 부모님의 징역형이 확정되자 SNS에 사과문을 올렸다. 마이크로닷은 부모의 사기 논란이 처음 불거졌을 당시 이를 부인했던 것에 대해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경솔하게 말을 내뱉어 피해자분들에게 상처를 드린 점 죄송하다"라고 사과했다. 이어 "부모님의 잘못은 저의 잘못이기도 하며 부모님의 반성 또한 자식인 제가 가져야 할 반성이기도 하다"고 했다.
산체스 역시 "어머니, 아버지의 잘못을 자식으로서 반성하며 책임감을 느끼고 부족한 제 자신의 모습을 항상 되새기고 반성하며 살겠다"며 "피해를 보신 분들과 저의 부족함으로 인해 실망하셨던 분들에게 다시 한번 진심된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 피해자들은 사과문 내용과 달리 마이크로닷, 산체스 형제 및 그들의 부모에게 사과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한 피해자는 "판결이 나서 다 마무리가 되었다고 생각하면 자기네들이 먼저 우리한테 죄송하다고 사과를 해야 하는데 전혀 그런 게 없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도 "최종선고가 나고 엘리베이터에서 내려오면서 '진짜 사과할 마음이 없냐'고 했는데 (마이크로닷 어머니가) 내려서 째려보더니 '내가 그렇게 사정했는데 아주 속이 시원하겠다'라면서 화를 내더라"고 전했다.
마이크로닷의 부친 신모(62)씨와 모친 김모(61)씨는 1990~1998년 제천에서 목장을 운영하며 친척 및 이웃 주민들에게 총 4억 원 가량을 빌린 뒤 이를 갚지 않고 뉴질랜드로 도피한 혐의로 지난달 24일 각각 징역 3년과 1년을 선고 받았다. 이후 지난 1일 신모씨와 김모씨가 상고포기서를 제출하고, 검찰의 상고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원심의 형이 확정됐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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