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깜짝 실적을 달성했다. 코로나19로 실내 생활이 늘면서 스낵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영향이다. 국내와 해외 법인 모두 실적 증가세를 이어간 가운데 베트남에선 신제품과 유통채널 확대에 힘입어 최대 매출을 거뒀다.
오리온은 지난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5398억2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5%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6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970억2900만원으로 25.5% 늘었으며, 당기순이익도 749억7400만원으로 41.8% 급증했다.
증권가의 예상치(컨센서스)보다 좋은 실적을 거뒀다. 앞서 증권가는 오리온의 1분기 매출액은 4804억원, 영업이익은 651억원으로 각각 예상했다.
오리온 한국 법인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2% 증가했다. 포카칩 꼬북칩 치킨팝 등 스낵 제품과 초코파이 닥터유 단백질바 등의 매출이 호조를 보인 덕분이다. 네 겹 스낵 꼬북칩과 포카칩 땡초간장소스맛·구운마늘맛 등 차별화 제품이 성장을 견인했다.
또 봄 한정판 '초코파이 딸기블라썸'이 일부 매장에서 매진되는 등 성장에 힘을 보탰다. 닥터유 단백질바도 지난 2월 최고 월 매출액을 기록했다. 면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홈트레닝족이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같은 기간 중국 법인의 1분기 매출도 4.6% 늘었다. 소매점 매대 점유율 확대와 티몰 징둥닷컴 등 온라인 채널을 확대한 영향으로 보인다. 대표 스낵 제품인 오!감자(야!투도우)는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1% 이상 큰 폭으로 늘었고, 스윙칩(하오요우취) 매출액도 30% 증가했다.
특히, 식감을 극대화한 오!감자별(야!투도우 추이추이씽), 스윙칩 플랫컷(하오요우취 바오피엔) 등 신제품이 높은 호응을 얻으며 전체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
◆베트남, 현지 진출 이래 최대 1분기 매출…"2분기, 제주용암수 수출 본격화"
베트남 법인은 현지 진출 이래 1분기 기준으로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베트남 법인의 1분기 매출은 23.9%나 늘었다. 쌀과자, 양산빵 등 신규 카테고리를 개척하고, 편의점, 체인스토어 등 신규 유통 채널 점포 확대한 결과다.
특히, 편의점 체인스토어 등 젊은층 이용률이 높은 유통 채널의 성장세가 급증했다. 포카칩(오스타), 오!감자(따요) 등 스낵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8% 늘었다. 지난해 출시한 쌀과자 안(An, 安)의 월 매출액도 16억원을 돌파했고, 양산빵 쎄봉(C'est Bon)도 아침 대용식으로 인기를 끌면서 월 매출 10억원을 넘어섰다.
러시아 법인의 매출도 초코파이 제품군 확장에 성공하며 32.8% 증가했다. 현지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라즈베리, 체리, 블랙커런트 등 베리 맛 초코파이를 선보이며 초코파이 1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32% 늘었다. 2분기엔 초코파이 라인을 확대하고, 초코송이(현지명: 초코보이), 고소미(현지명: 구떼) 등 비스킷 라인업도 강화하는 등 다양한 제품군을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오리온은 2분기 새로운 성장동력에 집중할 계획이다. 프리미엄 미네랄워터 '오리온 제주용암수'를 중국, 베트남 등으로 수출을 본격화하고, 간편대용식 마켓오 네이처 오!그래놀라의 제품군을 확대한다.
중국에서도 치킨팝 오!감자 미니별 등 일반 소매점 전용 소용량 제품을 내놓아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계획이다. 더불어 코로나19 사태로 늘어난 시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효율적인 생산·출고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R&D 본부 기능 강화와 제품혁신을 통해 파급력 높은 신제품을 출시하며 국내외에서 고른 성장세를 유지했다"며 "인적, 물적 자원을 R&D에 집중 투자해 제품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신규사업의 성공적 수행으로 건강한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