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핑(surfing)은 타이밍이다. 온몸의 감각으로 시시각각 밀려드는 파도의 타이밍을 읽고 테이크 오프(take off·서프 보드 위에서 일어서는 동작)하여 파도를 탄다면, 이루 말할 수 없는 짜릿함과 자유를 느낄 수 있다.
그러나 바람, 또한 이안류, 해파리나 상어 등의 해양생물로부터 서핑을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바다를 찾는 것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자신이 원하는 파도나 본인의 실력에 적합한 파도를 찾기 위해서는 서핑포인트와 시간마다 다른 파도의 실을 위해 직접 부딪혀봐야 알 수 있다.
변수가 많은 자연파도와 달리 경기도 시흥시에 위치한 ‘웨이브파크’는 이안류와 해양생물의 위협으로부터 안전한 서핑을 제안하고 짧은 이용시간에도 여러 번의 서핑을 탈 수 있는 파도를 제공한다. 그리고 초급부터 고급까지 즐길 수 있는 파도 시스템을 도입하여 2020 하반기 세계최대, 아시아 최초 인공서핑장 개장을 앞두고 있다. 쉽게 말해, 곧 가까운 곳에서 서핑을 즐길 수 있는 타이밍이 곧 찾아온다는 소리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도심에서도 쉽게 즐길 수 있는 인공서핑장이 각광받고 있다. 계절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나 질 좋은 파도와 한 몸이 될 수 있어 인기다. 관광객들이 끊임없이 몰려들어 인프라가 개선되는 등 서핑에서 파생되는 부가가치도 커 세계의 내노라하는 도시들도 인공서핑장을 유치하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고도의 기술과 노하우를 필요로 하는 만큼 인공서핑장 조성에 나서는 회사는 극히 드물다. 업계에 따르면 스페인의 ‘웨이브가든(Wave Garden)’ 정도만 이 분야에서 노련한 기술을 보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05년에 설립된 웨이브가든은 세계 최고의 파도 생성 기술을 보유중이며, 라군(Lagoon, 석호) 설계에도 빼어난 기술을 가지고 있다. 스페인, 영국, 미국 등에서 인공서핑장을 열었으며, 세계 곳곳에서 사업을 추진 중이다. 나아가 서핑장 외에도 다양한 먹거리가 어우러진 행사, 카페테리아, 리조트 등이 일대에 함께 들어서면서 해양 레저의 성지를 조성하고 있다는 평을 받는다.
웨이브가든이 보유한 기술을 적용하면 50cm에서 2m까지의 파도를 시간당 최대 1000개 가량 만들 수 있다. 8초마다 2개의 파도가 치는셈이다. 16초 길이의 긴 파도도 즐길 수 있으며, 자연에서 발생하는 위험으로부터도 자유롭다. 파도를 만드는 과정에서 별도의 소음도 없다.
특히 빠르면 연내 국내에서도 웨이브가든의 기술을 체험할 수 있을 전망이다. 경기 시흥 시화 MTV 일대에 인공 서핑장 ‘웨이브파크’를 조성하고 있어서다. 웨이브파크는 서핑 시설 외 주상복합, 위락시설 등 대지 면적 32만5,300㎡의 해양레저복합단지에 조성되는 세계 최대 규모이자 아시아 최초의 인공 서핑장이다.
사업시행은 해운대 초고층 두산 위브더제니스, 송도해상케이블카 등을 시행한 대원플러스그룹이 맡으며, 웨이브가든의 기술을 도입해 대우건설이 시공을 맡았다. 현재 올 하반기 개장을 목표로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주요 시설로는 시간당 1,000개의 파도를 만드는 서프코브(Surf Cove), 서핑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서핑 아카데미(가칭), 서퍼들의 퍼포먼스를 즐길 수 있는 서프비치 등 사계절 서핑이 가능하다. 또한 부드러운 파도를 즐길 수 있는 페스티브 웨이브, 아일랜드 스파, 레크레이션풀 등 온 가족이 휴식을 만끽할 수 있는 시설도 함께 들어선다. 서핑 시설 외 주상복합, 위락시설도 설계된다.
교통 인프라도 잘 갖췄다. 웨이브파크는 인천국제공항에서 차량으로 약 50분 거리여서 외국인 관광객 수요도 확보했으며, 지하철 4호선 정왕역, 오이도역 등에서 하차 후 대중교통을 통해서도 접근 가능하다. 제3경인고속도로, 영동고속도로, 평택시흥고속도로 등을 통해 전국에서 들리기도 좋다.
특히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 건설의 마지막 퍼즐인 안산∼인천 구간이 올해 안에 설계작업에 들어갈 전망이다. 공사는 오는 2022년 시작될 예정으로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의 전 구간 연결이 가시화되고 있다. 사업지 인근에는 오이도IC가 조성 예정이어서 향후 수도권 전역에서 접근성이 크게 개선된다.
서해안 관광벨트의 중심에 자리한 점도 눈길을 끈다. 영종도~송도~오이도~시화 MTV·시화호~대부도~제부도로 이어지는 관광벨트가 완성되며, 특히 대부도 관광객만 연간 860만명에 달하는 등 일대 관광수요를 합치면 1300만여명으로 추산된다.
웨이브파크는 지역 부동산 가치 상승에도 기여할 만큼 파급력이 큰 점도 눈길을 끈다. 실제로 4월 말 분양한 시화 MTV ‘호반써밋 더 퍼스트 시흥’은 1순위 청약 결과 평균 11.2대 1로 치열했다. 수변상가 토지가도 2019년 상반기 3.3㎡당 900만원대에서 현재 1800만원으로 2배 상승했으며, 웨이브파크 바로 앞에 들어서는 ‘웨이브스퀘어’ 상업시설에도 투자자들의 문의전화가 이어지고 있다.
한 투자 전문가에 따르면 “오이도 등 서해안 일대를 들리는 방문객만 연간 천만명이 육박해 이들 수요가 웨이브파크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고 높아진 소득 수준, 여가에 대한 관심 등으로 웨이브파크로 사람들의 발걸음이 이어질 것”이라며 “강원 양양 등 서핑의 명소의 부동산 가치가 확 뛴 것처럼 시화 MTV 일대도 땅값 상승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경부동산 hkl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