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지나갑니다"…가상 엔진스피커 '붐붐'

입력 2020-05-06 10:00

현대모비스가 그릴 커버에서 소리를 내는 친환경차용 가상 엔진 사운드 시스템(AVAS)을 세계 최초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가상 엔진 사운드 시스템(AVAS)은 전기차와 같이 소음이 거의 없는 친환경차의 접근을 보행자가 파악할 수 있도록 차량 외부로 소리를 흘려주는 스피커 장치다. 각국 정부는 친환경차가 너무 조용해서 혹시나 발생할 수 있는 보행자와의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가상 엔진 사운드 시스템의 장착을 의무화하고 있다.

현대모비스가 이번에 개발한 시스템은 완성된 스피커를 차량 내부에 장착하던 기존 방식과 달리 스피커 반제품을 차량 앞에 붙인 것이다. 내연기관차는 그릴에 구멍이 뚫려있지만, 전기차는 완전히 막힌 그릴을 사용한다는 점에 착안했다.

스피커는 소리를 발생시키는 액츄에이터와 이 소리를 크게 키워 외부로 전파시키는 진동판으로 구성된다. 현대모비스는 액츄에이터를 그릴 뒤에 달아 그릴이 진동판 역할을 하도록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AVAS 무게는 기존 제품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고 크기도 2분의 1 수준으로 작아졌다. 구성 부품도 절반 이하로 줄어 구조가 단순하고 가격도 저렴해졌다.

크기와 무게, 가격이 줄었지만 성능은 높아졌다. 꽉 막힌 형태의 전기차 내부에 스피커를 장착할 경우 외부에서는 실제보다 작은 소리만 들리게 된다. 현대모비스의 AVAS는 외부로 노출된 그릴 커버가 스피커 역할을 하며 직접 소리를 내기에 손실 없이 소리를 전달할 수 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2018년 말 개발을 시작하고 약 1년 만에 새로운 AVAS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엔진과 모터를 혼용하는 하이브리드차도 앞 범퍼 뒷면에 부착해 전기차와 동일한 효과를 얻도록 했다. 캠핑 등 외부 활동 시에는 음악을 재생하는 스피커로도 활용 가능하다.

현대모비스 김태우 IVI제품설계2실장은 “미래차 시대에 맞춰 외부와의 원활한 소통은 물론, 차량 안팎에서 다양한 컨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시스템을 고도화한 만큼 많은 업체들의 관심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모비스는 연구원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반영해 다양한 신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완구류에 주로 적용되던 렌티큘러 렌즈를 리어램프에 붙여 입체감과 변환감을 준 3D 리어램프나, 차량 내 센서 정보를 활용해 기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한 첨단 지능형 헤드램프 등이 대표적이다. 현대모비스는 임직원들의 창의적인 개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아이디어 게시판도 상시 운영한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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