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랫클리프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 지명자가 5일(현지시간) 북한이 정권 유지를 위해 핵무기를 필수적이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다. DNI 국장은 17개 미 정보기관을 감독한다.
랫클리프 지명자는 이날 상원 인준청문회에 제출한 서면답변에서 "북한이 군사행동으로부터 정권을 보호하고 국제사회에서 입지를 확보하기 위해 핵무기를 필수적인 것으로 계속 보고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북한이 미국과 핵 협상에도 미사일 시험 발사와 같은 도발을 계속하는 걸 어떻게 해석하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다만 랫클리프 지명자는 "북한은 제재 완화와 기타 정치적, 안보 이익을 위해 일부 핵과 미사일 양보를 기꺼이 거래할 수도 있다"고 했다. 미국과 유엔의 대북제재 완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핵무기 프로그램 일부를 동결하거나 축소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북한은 지난해 2월 베트남 하노이 회담 때 영변 핵시설 일부를 해체하는 대신 유엔 핵심 경제 제재 해제를 요구했었다. 하지만 미국은 이렇게되면 완전한 북핵 제거를 위한 레버리지를 잃을 수 있다고 보고 북한의 제안을 거부했었다.
랫클리프 지명자는 이날 청문회에서 '미국이 북한의 핵 확산과 핵 개발을 반전시키는 데 진전이 있었다고 보느냐'는 질문엔 "진행중인 외교를 높게 평가한다"면서도 "진전을 이뤘는지 아닌지 말할 수 없다"고 했다.
또 "북한 정권의 계속되는 핵무기 보유와 이를 발사할 수 있는 시스템 추구는 여전히 깊은 우려를 낳고 있다"며 "이 무기들이 미국과 역내의 우리 동맹국들에 가하는 위협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지적했다.
랫클리프 지명자는 텍사스주의 하원 재선의원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적극적으로 옹호하는 '충성파'로 꼽힌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