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맞바꾼 네이버·미래에셋…'지분 가치' 득실은 엇갈려

입력 2020-05-06 17:28
수정 2020-05-07 02:18
3년 전 국내 1위 증권사인 미래에셋대우와 국내 1위 인터넷 포털인 네이버는 전략적 제휴를 맺고 서로의 주식을 5000억원어치씩 취득했다. 이후 결과는 크게 엇갈리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의 네이버 지분 가치는 6000억원을 넘보고 있지만, 네이버의 미래에셋대우 지분 가치는 절반으로 줄었다.

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네이버는 6.53%(1만3000원) 오른 21만2000원에 마감했다. 종가가 20만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액면 분할 전 100만원대에 해당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화위복이 됐다. 비대면 활동이 대세가 됐기 때문이다. 네이버를 통한 콘텐츠 소비와 쇼핑 거래는 코로나19 전보다 더 늘었다.

올해 네이버 주가가 13.7% 오르면서 주요 주주들은 돈방석에 앉았다. 국민연금(12.3%), 블랙록(5.0%),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글로벌투자책임자(3.7%) 등은 올해 지분 가치가 수천억원씩 늘었다.

미래에셋대우도 덕을 봤다. 2017년 6월 5000억원에 샀던 네이버 지분 1.7%는 이날 종가 기준 5968억원으로 불어났다. 올 들어서만 718억원 증가했다. 반면 네이버가 5000억원에 샀던 미래에셋대우 지분 7.1%는 현재 2659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올해 감소분도 919억원에 이른다. 미래에셋대우 주가가 올 들어 25.7% 내렸기 때문이다.

네이버 지분 가치가 미래에셋대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1월 네이버와의 협력 사업 가운데 하나로 비상장 네이버파이낸셜 지분 25.5%도 6793억원에 취득했다. 네이버 관련 보유 주식 가치는 총 1조3000억원 규모로 미래에셋대우 시가총액(3조6391억원)의 약 35%를 차지한다.

다만 지분가치 차이만으로 어느 한쪽이 더 득을 봤다고 말하긴 어렵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파이낸셜의 금융사업에서 주도권을 쥔 것은 결국 네이버”라며 “정보기술(IT) 업체가 접근하기 힘든 금융업에서 국내 1위 증권사를 든든한 지원군으로 얻었다는 점에서 네이버도 손해가 아닌 거래”라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