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샴푸' 점유율 41%…대기업 꺾은 트릴리온

입력 2020-05-05 17:07
수정 2020-05-06 09:45
‘TS샴푸’를 제조 판매하는 TS트릴리온이 국내 탈모 샴푸 시장에서 대기업들을 제치고 점유율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탈모샴푸라는 수요 잠재력이 큰 틈새시장을 파고들어 제품 개발에 집중한 결과다. 스타를 내세운 과감한 마케팅 전략도 시장에 빠르게 안착하는 데 원동력이 됐다는 평가다.


탈모샴푸 점유율 1위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TS트릴리온은 지난해 매출 704억원을 올렸다. 영업이익은 48억원이었다.

업계에선 탈모 방지 샴푸와 린스 등 헤어 상품 단일 브랜드로 이룬 결과라는 점을 높이 평가한다. 글로벌 마케팅 리서치업체 칸타에 따르면 국내 전체 샴푸시장에서 탈모 증상을 완화해주는 기능성 샴푸(탈모샴푸)의 비중은 지난해 21.7%였다. 이 중 TS샴푸 제품군은 탈모샴푸 상위 제조사 가운데 점유율 1위(41.3%)를 차지했다.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대기업들과 경쟁해 얻은 성과다. 대기업들이 탈모샴푸 시장을 크게 보지 않았을 때 한발 빨리 제품을 내놓고 과감한 마케팅을 통해 시장을 파고든 결과라는 분석이다.

장기영 TS트릴리온 사장은 2006년 탈모 전문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탈모닷컴’을 개설해 직접 소비자들로부터 TS샴푸에 대한 기본 아이디어를 얻었다. 탈모를 고민하는 회원들이 “기존 제품의 효능이 미미하고 화학 성분이 많아 두피에 좋지 않다”고 지적한 것에 착안해 유해물질을 빼고 탈모 증상을 완화하는 성분을 아낌없이 넣은 기능성 샴푸를 고안했다.

원가가 뛰었지만 그는 ‘차별화’ 전략을 고수했다. 제품의 장점을 설명하는 창구로 TV홈쇼핑을 집중 공략했다. TS트릴리온은 전체 매출의 약 70%가 TV홈쇼핑을 통해 나온다.

TS샴푸는 2014년 GS홈쇼핑을 시작으로 현재 CJ오쇼핑, 현대홈쇼핑 등에서 판매되고 있다. 장 사장은 지금도 회원 수 16만 명에 달하는 탈모닷컴을 통해 소비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시장 진입과 동시에 제품 인지도를 빠르게 높이기 위해 유명 연예인을 광고 모델로 내세웠다. 2016년 배우 차인표 씨를 전속모델로 계약했다. 가수 황치열 씨, 손흥민 선수 등도 모델로 섰다.

이달 들어선 피겨 여왕 김연아 선수를 광고 모델로 기용했다. 중년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탈모 질환이 환경오염과 스트레스 등 요인으로 여성, 청소년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장 사장은 “20~30대 수요층을 공략하기 위한 포석”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진출 현지화 전략 시도”

TS트릴리온은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갖추고 있다. 장 사장은 작년 말 기준 TS트릴리온 지분 70.49%를 보유하고 있다. 특수관계인 보유 지분까지 합치면 지분율이 83.19%에 달한다. 지분 5% 이상 주주는 장 사장뿐이다. 나머지는 소액주주다. 벤처캐피털 등 이렇다 할 기관투자가도 없다.

2018년 9월 엘라코리아를 상대로 3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한 게 유일한 외부 투자 유치였다. 엘라코리아는 TS트릴리온의 제품 판매를 대행하는 거래처다.

생산을 100% 외부 위탁하는 것도 이 회사의 강점으로 꼽힌다. TS트릴리온 관계자는 “공장 없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위탁생산하는 만큼 생산에 대규모 투자금이 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우신화장품, 코스메카코리아 등 외부에 대부분 제품 생산을 위탁하고 있다.

TS트릴리온은 코스닥시장 상장을 계획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17년 코넥스시장에 입성했다. 지난해 코스닥시장으로 이전 상장하기 위해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다가 자진 철회했다. 당시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진 게 원인이 됐다. TS트릴리온 측은 “지난 3월 상장 주관사를 바꿨다”며 “올해 다시 상장을 시도하기 위해 채비를 갖추고 있다”고 했다.

TS트릴리온은 해외 진출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 인도네시아 등이 주요 공략 대상이다. 중국 시장은 2017년 말 중국식품약품감독관리총국(CFDA)으로부터 TS샴푸에 대해 위생허가를 받아 현지 판매 기반을 마련했다. 이어 지난해 상하이 동방홈쇼핑 등 현지 홈쇼핑 업체를 통해 TS샴푸 판매에 나서는 등 현지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