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코로나발 육류대란 조짐에 닭고기주 강세

입력 2020-05-05 17:11
수정 2020-05-06 00:29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육류대란이 일어날 수 있다는 소식에 국내 육계주가 강세다.

이달 들어 동우팜투테이블(19.18%), 하림(6.40%), 마니커에프앤지(5.23%), 체리부로(4.02%), 마니커(3.21%) 등 육계주는 코스피지수가 2.67% 하락하는 와중에도 상승했다. 해외에서 코로나19로 육가공 공장이 폐쇄되고 돼지고기와 닭고기가 살처분되자 공급 부족으로 육류 가격이 오를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미국 농무부는 올해 소고기 가격이 1~2%, 가금류는 1.5%, 돼지고기는 2~3%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5일 미국 NBC에 따르면 미국에서 6500명 이상의 육가공업체 노동자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됐고 30명이 사망했으며 적어도 22개 공장이 문을 닫았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불가능할 정도로 노동자들이 좁은 공간에서 작업해 환기시설이 부족한 데다 가공 과정에서 호흡기에 치명적인 암모니아와 아세트산에 노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자 대형 육류 가공업체인 타이슨푸드, JBS, 스미스필드푸드 등은 공장을 폐쇄했다.

공급처를 잃은 가축 사육업체들도 폐사에 나섰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미국 오하이오주 델라웨어의 한 가금류 가공업체는 200만 마리의 닭을 안락사시켰다. 브라질과 캐나다에서도 주요 공장이 폐쇄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미국 내 육류 공장을 강제로 재가동할 수 있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시장에서는 안정적인 공급망을 갖고 있는 국내 닭고기주가 반사이익을 누릴 것으로 보고 있다. 심지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축산시장은 오랜 기간 공급우위 상태에 있어 육류 공급이 안정적인 데다 코로나19로 해외시장의 식량 수요가 가파르게 늘어났다”며 “적어도 2분기까지 수출 수요가 높은 수준에서 유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연초 이후 손익분기점(㎏당 1400원)을 밑돌던 육계 가격이 3월 들어 손익분기점을 회복했다”며 “육류 가격이 작년만큼 하락하지는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