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 은행들의 올 1분기(1~3월) 대손상각 규모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가 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이들 은행에서 돈을 빌린 상당수 가계와 기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원리금을 제때 상환하지 못하게 된 탓이다. 대손상각이란 특정 채권이 부실화돼 회수가 불가능할 때 회계상 손실로 처리하는 조치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4일(현지시간) 미국과 유럽 은행들의 1분기 대손상각 규모가 500억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은행들의 대손상각액은 작년 동기보다 350% 폭증한 250억달러로 추정됐다. 유럽 은행들 역시 270% 늘어난 160억달러 수준으로 집계됐다.
대손상각액 급증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실물 경제 둔화 현상이 당초 예상보다 심각하다는 의미라는 해석이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은행은 충당금을 너무 적게 쌓아 ‘위험을 과소평가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독일 최대 은행인 도이치방크가 대표적이다. 이 은행은 올 1분기 대손충당금으로 5억유로(약 6716억원)만 설정했다. 반면 경쟁 은행인 영국 바클레이즈의 충당금은 21억파운드(약 3조2087억원)에 달한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