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코로나19 긴급사태 선언 이달말까지 연장

입력 2020-05-04 17:43
수정 2020-07-21 00:02

일본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전국에 내린 긴급사태선언을 이달 말까지 연장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4일 오후 정부대책회의를 열어 오는 6일까지 전국을 대상으로 내린 긴급사태선언을 오는 31일까지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이날 오전 정부 전문가회의 자문위원회는 "감염자수 감소가 목표한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며 정부에 긴급사태선언을 연장할 것을 건의했다. 일본 법에 따라 아베 총리는 정부 전문가회의의 건의를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긴급사태를 선언한다.

자문위원회가 언급한 '목표한 수준'에 도달하려면 일일 확진자수가 50명 이하로 줄어야 할 것으로 일본 언론들은 보고 있다. 지난 일주일간 일본에서는 매일 평균 230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긴급사태선언 대상지역은 전국으로 유지됐지만 대응을 이원화해 대도시 이외의 지역에서는 외출제한과 휴업조치가 풀릴 전망이다. 특정경계지방자치단체로 분류된 도쿄, 오사카 등 13개 대도시 지역은 외출제한과 휴업조치 등 강도 높은 감염확산 대책이 그대로 유지된다. 반면 나머지 34개 지자체는 지자체장이 외출제한과 휴업조치를 자체적으로 완화할 수 있도록 했다. 13개 특정경계지자체도 공원과 박물관 등 일부 공공시설은 열 수 있도록 했다.

일본 정부가 긴급사태선언을 연장하면서도 휴업과 외출제한을 일부 완화한 것은 경제에 주는 타격을 줄이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산케이신문의 전문가 설문조사에 따르면 주요 연구소와 증권사 이코노미스트 28명은 올 2분기 일본의 국내총생산(GDP)이 21.8%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분기 기록한 -17.8%를 넘어 전후 최악의 경기후퇴를 경험한다는 의미다. 전문가 전원이 '긴급사태선언에 따른 외출제한으로 개인소비가 급감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일본 상장기업들의 순익은 2분기에만 64.9% 감소하는 등 올해 33.6%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1일 기준 1만9619.35인 닛케이지수는 1만8000~2만2000 선에서 오르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