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잠실동 ‘레이크팰리스’ 매맷값이 올해 최저를 기록했다. 송파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갈수록 내림세가 깊어지는 추세다.
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이 단지 전용 84㎡(21층)는 지난달 16억6000만원에 새 주인을 구했다. 직전달 거래가격(17억500만원)에서 한 달새 4000만원 넘게 떨어졌다.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던 지난해 12월(19억원) 가격과 비교하면 넉 달새 2억4000만원 하락했다.
정유기 경성공인 대표는 “최근 거래는 로얄동, 로얄층이지만 작년 말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대에 팔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매도가 급한 급매 물건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잠실레이크팰리스는 이름처럼 호수를 끼고 있어 주거 선호도가 높은 단지다. 옛 잠실주공4단지를 재건축해 2006년 입주했다. 35개 동, 최고 32층, 2678가구 규모다. 전용면적 59~136㎡로 소형부터 대형 면적대까지 갖췄다.
석촌호수가 단지 바로 앞에 있다. 지하철역도 다양하게 자리잡고 있다. 단지 북단엔 서울 지하철 2호선 잠실새내역과 잠실역이 있다. 남쪽으로 가면 9호선 삼전역과 석촌고분역이다. 주변에 잠실 롯데마트와 롯데백화점, 롯데월드몰 등 대형 쇼핑시설도 모여 있다. 송전초가 단지 안에 있어 어린 자녀들이 안심하고 통학할 수 있는 환경이다.
최근 강남 일대 아파트들이 일제히 조정 받으면서 송파구 매매가격 하락세도 가팔라지는 모양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송파구 아파트값은 전월 대비 0.36% 떨어지며 하락폭이 더 커졌다. ‘잠실엘스’ 전용 84㎡A(10층)도 지난달 18억7000만원에 거래되며 작년 12월 신고가(21억7000만원) 대비 3억원 빠졌다. ‘트리지움’도 지난해 12월 19억8000만원에서 지난 3월 16억8000만원으로 3억원 내렸다.
12·16대책으로 9억원 이상 고가 주택에 대한 담보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서울 강남권이 직격탄을 맞은 결과로 풀이된다. 여기에 주택자금조달계획서 대상이 확대되면서 집을 살 때 자금 출처를 자세하게 밝혀야 하는 것도 압박으로 작용했다.
올 초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경기침체 우려가 더해진 것이 하락세에 한몫했다. 4·15 총선에서 여당이 압승하며 대출과 세금, 청약, 자금 출처 조사 등을 중심으로 한 투기 수요 규제가 계속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당분간 집값 반등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과거 경기침체 국면에서 부동산 시장도 하락세가 상당 기간 이어진 점을 고려할 때 당분간 우하향의 추세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