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종 충북지사 "접근성·인프라·지질구조…충북, 방사광가속기 최적 입지"

입력 2020-05-03 17:04
수정 2020-05-04 01:13
“우리는 11년간 절치부심해왔다. 활용 산업의 집적도나 지질적 기반, 연구개발 여건 등을 감안하면 방사광가속기 설치의 최적지는 충북이다.”

이시종 충북지사(사진)가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유치를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충청권 4개 시·도지사, 10개 상공회의소 회장들과 공동유치 건의문을 채택했고, 고려대 중앙대 한양대 KAIST 등 전국 9개 대학과 가속기를 활용한 공동 연구 및 인력 양성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 지사는 3일 “충북을 차세대 방사광가속기 구축지로 선정하면 이미 산업단지로 고시된 지역이기 때문에 건설기간을 2년 정도 앞당길 수 있다”며 “충북은 부지 매입과 조성, 주민 의견 수렴, 환경영향평가 등 산업단지 조성에 필요한 절차를 마쳤다”고 설명했다. 방사광가속기는 물질의 미세구조 현상을 분석하는 첨단산업에 필요한 실험장비다. 구축 사업에만 총 1조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충청북도가 방사광가속기 유치에 나선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2008년 당시 4세대 방사광가속기 입지를 경북 포항에 내준 경험이 있다. 재도전에 나선 충북은 방사광가속기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일찌감치 준비했다. 지난해 3월 청와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방사광가속기의 중부권 구축을 건의하고 같은 해 7월 수요 분석 및 타당성 조사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도는 전문자문단을 구성해 방사광가속기 수요와 입지 조건 등을 검토해 최적지로 오창 지역을 선정했다.

이 지사는 “오창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 53만9000㎡에 원형 둘레 800m의 4세대 원형 방사광가속기를 구축하겠다”며 “방사광가속기가 들어서면 평택·이천∼천안∼오창·오송∼대전에 이르는 신산업 혁신벨트가 구축돼 충북이 과학산업의 핵심 지역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는 오창에 세계 최고 수준의 4GeV(기가전자볼트)급 규모로, 포항의 35개 빔라인(빛을 내는 장치)보다 많은 60개 빔라인을 갖춘 방사광가속기를 구축해 연간 1만 명 이상이 연구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청주 오창 주변에는 바이오기업 260여 개, 반도체기업 90여 개, 화학기업 650여 개 등 방사광가속기 활용도가 높은 기업과 오송생명과학단지·대덕연구단지·한국원자력연구소 등 기초과학 연구시설이 몰려 있다. 전국 어디서나 2시간대 접근이 가능한 것도 강점이다. KTX오송역과 청주국제공항이 있고 경부·중부·중부내륙·중앙고속도로가 지난다. 오창은 지질학적 안정성도 갖췄다. 방사광가속기는 흔들림이 없어야 정확한 연구자료를 얻을 수 있는데 오창에는 단단한 화강암반이 넓게 분포하고 있다.

이 지사는 “방사광가속기 수요층이 몰려 있는 중부권에 가속기를 설치할 필요가 있다”며 “제조 혁신 및 기술강국에 대한 국민적 염원과 시대적 요구에 충북이 중심적인 역할을 맡겠다”고 강조했다. 충북의 사활을 건 유치 노력에 충청권 각계각층도 힘을 보탰다. 지난 1일 21대 국회의원 충북 지역 당선자들은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오창 유치를 위해 도와 협력하기로 했다. 도내 11개 시·군과 시민사회단체 등은 유치 서명 운동에 나서 150만 명의 동참을 이끌어냈다.

과기정통부는 부지 적합성을 포함한 지자체 유치 계획을 평가해 오는 7일께 후보지를 확정한 뒤 2022년부터 차세대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구축에 들어가 2028년 완공할 계획이다.

청주=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