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식 "태영호·지성호, 제발 실력갖추고 오버말자"

입력 2020-05-03 11:40
수정 2020-05-03 12:56
서울 송파병에서 미래통합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낙선한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태영호·지성호 당선인을 향해 "제발 실력을 갖추고 오버하지 맙시다"라고 촉구했다, 김 교수는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대북정책을 자문한 경력이 있는 대북 전문가다.

김 교수는 3일 SNS에 "김정은 유고논란이 정리되면서 결과적으로 잘못된 예측을 한 태영호, 지성호 당선인의 태도가 도마위에 올랐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김정은 건강이상설에 대해 관련 전문가가 예측하고 전망할 수 있지만, 나름의 근거와 정보를 가지고 신중하게 합리적으로 설명해야 하는게 맞다"며 "저도 관심있고 북한 연구자지만 공개적으로 함부로 확언하거나 주장하지 않은 이유도 그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20일 동안 공개활동 없다는 거 말고는 확인할 수 있는 팩트가 매우 한정되어있는 상황에서 전문가의 예측과 전망은 크게 두가지에 기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첫번째로 '믿을만한, 매우 신빙성있는 정보나 자료'를 꼽았다. 그는 "도·감청 정보나 인공위성 사진자료나 정찰정보나 휴민트 등은 대부분 정부만 접근가능하다"며 "탈북자 채널통한 북한소식통은 본질적으로 추측이거나 전언이고 직접정보가 아닌 간접정보다. 따라서 북한 권력내부의 민감한 사항은 이른바 소식통으로 알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건강이상설이 제기되자 청와대와 통일부장관 그리고 국책연구기관 등이 적극 부인하고 나선데는 나름 믿을만한 정보와 자료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김 교수는 "여기에 비해 태영호, 지성호 당선인은 정보와 자료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하고 미흡할 수밖에 없다"며 "탈북자나 북한소식통은 확증정보가 아닐 수 밖에 없다. 그러면 전국민적 관심사항에 대해 공인으로 입장을 낼때는 보다 신중하고 조심스럽고 제한적이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CNN에 일어서거나 걷지못한다고 확언하거나, 국내언론에 죽은게 확실하다고 확언하는 건 분명 잘못된 태도이고 북한전문가로서 부적절한 자세"라고도 했다.

두번째로는 '북한의 과거 사례나 행태에서 비슷한 이슈의 패턴을 예측하거나 추론하는 방법'을 꼽았다. 그는 "이미 김정은이 20일 넘게 공개활동 없던 사례가 충분히 있었고 그때마다 별이상 없이 등장했던 행태가 여러차례 있었다"며 "김정일도 수시로 오랫동안 잠적했다 등장하곤 했다"고 설명했다. "유고의 가능성이 있다면 북한 내부움직임이 보이는 패턴도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는 "수령의 유고 가능성을 대비해야하는 정도라면 유일절대권력체제에서 후계체제 준비없이 일을 진행하지 않는다"며 "김일성도 미리 김정일을, 김정일도 서둘러 김정은을 공식후계자로 정해서 수령체제와 후계체제의 안정성을 구축하려고 했다. 김정은 건강이 문제소지가 있다면 당연히 후계체제 준비패턴이 보이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번에 최고인민회의가 연기되고 태양절에 김정은이 나타나지 않은게 논란의 시작이었지만, 과거 몇차례 두문불출한 사례와 최근 코로나 사태라는 특수상황을 감안하면 건강이상이나 유고를 확정적으로 주장하는 건 무리수가 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결과적으로 태영호, 지성호 당선인의 억측과 주장은 믿을만한 정보자료의 미흡과 과거유사사례의 패턴분석에서 실패한 잘못된 것이었다"며 "그럼에도 너무 확실하게 너무 자신있게 공개적으로 주장한 잘못까지 있다. 이미 정치인이 된 상황에서 이후 정치적 후폭풍까지 고려해서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총선참패의 원인을 제공한 낙선자까지 나서서 분석실패의 실력부족을 정치적으로 엄호하는 태도로는 우리당의 미래가 어둡다"며 "제발 '동굴'에 갇히지 말고 합리적이고 균형있는 사고를 확대하자"고 촉구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