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시대…새로운 변화에 투자하라

입력 2020-05-03 15:45
수정 2020-05-03 15:47
전염병은 언제나 인류 역사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14세기 유럽의 흑사병은 급격한 인구 감소를 불러와 중세 봉건질서를 무너뜨렸다. 1918년 발생한 스페인독감은 세계적으로 2500만 명 이상의 희생자를 발생시켰다. 스페인독감이 1차 세계대전과 함께 노동력 감소를 불러와 역설적으로 산업 발전을 앞당겼다는 주장도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이미 우리의 일상생활, 사회, 정부정책, 국제질서 등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급격한 변화는 기존 전통산업 붕괴와 같은 위기와 두려움을 수반한다. 그러나 투자의 관점에서 보면 새로운 기회일 수 있다.

주목해야 하는 첫 번째 변화는 ‘비대면(언택트)’의 일상화이다. 바이러스가 가져온 ‘사회적 거리두기’는 개인적, 사회적 네트워크를 마비시켜 오프라인으로 유지돼온 많은 업종에 큰 피해를 입히고 있다. 한편으로는 무인서비스 정도로만 여겨졌던 언택트 비즈니스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인터넷, 클라우드 컴퓨팅, 이커머스, 온라인 결제 등 비대면 관련 산업은 지속적으로 커질 전망이다. 실제로 지난 2월 이후의 급격한 조정장과 반등장세 속에서 글로벌 주식형 펀드의 자금은 감소했지만 4차산업 관련 정보기술(IT)섹터 펀드로는 자금이 순유입되고 있다.

두 번째 변화는 투자의 ‘공공성’ 강화다. 코로나19로 인한 수요와 공급 측의 충격에 맞서 각국 정부는 대규모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으로 경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정부 주도의 투자환경에서는 환경과 의료 등의 섹터가 특히 주목받을 수 있다. 여기에 투입되는 자금은 국가와 지역 경제 활성화의 중심이 될 전망이다. 얼마 전 중국 정부에서 발표한 7대 신형 인프라 투자 확대(데이터센터, 5G 기지국, 신에너지자동차 충전설비, 인공지능, 공업인터넷, 특고압, 고속철)가 주목받는 이유다. 이와 함께 바이오 헬스케어 및 ESG 관련 투자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새로운 기회에는 언제나 불확실성과 그로 인한 위험이 따른다. 특히 전염병으로 인한 경제활동의 마비는 이전에 겪어보지 못했던 새로운 도전이기 때문에 투자할 때는 각별한 위험 관리가 필요하다. 실제 투자 시 자산 관리의 기본 원칙은 지켜야 한다는 얘기다. 국가별, 통화별 투자 자산을 분산하고 장기 적립식 투자를 통해 투자시점을 분산한다면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낮추면서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김진영 <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전문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