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포로 움츠러들었던 증시가 빠르게 안정을 되찾고 있다. 삼성전자 등 대형 우량주 일색이었던 개인투자자 순매수도 그동안 소외됐던 코스닥시장 중소형주로 이동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이후 주가가 회복되지 않은 저평가 중소형주를 매수할 시점”이라고 조언한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개인투자자는 코스닥시장에서 1조7130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지난 3월(2986억원)과 비교하면 약 여섯 배 늘었다. 반면 개인의 유가증권시장 순매수 규모는 3월 11조1869억원에서 지난달 3조8124억원으로 감소했다.
‘동학개미운동’으로 불리는 개인의 주식 순매수 열풍이 지난달부터 유가증권시장 대형 우량주에서 낙폭과대주나 코스닥시장 중소형주로 옮겨가는 현상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업계에서 올해 실적 전망을 내놓은 시가총액 1조원 미만 중소형주 중 작년 말 대비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주당순이익)과 주가순자산비율(PBR: 주가/주당순자산)이 각각 50%, 30% 이상 하락한 종목은 모두 11개로 집계됐다.
이 중 올해 영업이익이 늘거나 하락률이 20% 미만일 것으로 예상되는 상장사는 아모텍 테스 덴티움 CJ프레시웨이 SK디앤디 현대그린푸드 실리콘웍스 세경하이테크 등 8개사였다.
정보기술(IT) 부품회사인 아모텍은 올해 영업이익이 작년보다 121.4% 늘어난 155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연초 3만원대를 넘었던 주가는 지난달 말 2만원 선을 맴돌고 있다. 박원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등 소재와 쿨링팬 등 자동차 부문에서 여전히 높은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CJ프레시웨이와 현대그린푸드 등 식자재·급식기업도 실적 전망 대비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상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5월부터 외식산업이 회복세에 접어들면 식자재 유통 1위인 CJ프레시웨이의 음식료 업종 내 상승 탄력이 가장 클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SK디앤디와 테스, 세경하이테크 등도 올해 영업이익이 50% 이상 늘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주가가 단기간 급락해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